12월-눈물 집으로 가는 길 영화를 봤다. 일요일 아침. 무겁지 않는 것. 자극적이지 않는 것. 끝이 슬프지 않는 것. rest. relax. healing. 굳이 sweet일 필요는 없지만 약간의 감동은 환영. 일없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 잠자리 끝 늘어진 심신으로 한번 보면 왠지 하루가 좋을 것 같은 영화. 그런류는 만화.. 쓰기 2013.12.17
소요4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 쓰기 2013.11.26
감을 따다 감을 따다 딸 사람이 없어 방치된 감을 따러갔다. 무서리 몇 번에 떨어지기야 하겠냐만 껍질이 두터워져 맛이 적어진다니 누가 나서서라도 시기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장하다 돌보는 이 없어도 이리 제 알아 튼실히 커서는 때 되었다 속속들이 익어 환하다니 감을 딸 때마다 숙성의 단내는.. 쓰기 2013.11.05
시월에 어느 멋진 날에 소풍 내 생에 가을은 몇 번일까? 내 생에 남은 가을은 몇 번일까? 내 생에 남은 건강한 가을은 몇 번일까? 그래, 경험과 자료를 망라해 하루를 택해야지 점지하듯 택한 그날은 맑았으면 해 다른 건 필요 없지 일단 햇빛만 나준다면 그 다음은 절로 일테니 응달에 햇빛 들듯, 축전지 새로 낀 .. 쓰기 2013.10.27
봄날은 간다5 봄 잠 한나절 소풍을 갔다 4시간동안 4명만 온 곳 명색이 봄 소풍인데 도시락도 쌌는데 꽃도, 쭈꾸미도, 기다린 농어도 없이 멸치복음, 김치뿐인 도시락처럼 단순하고 단출한 곳 그새 말라버린 새우 끝까지 버틴 숭어 바람에 우쭐대는 청 보리 한판 없이 들은 아직 메마르고 지근 고려산 .. 쓰기 2013.05.10
감기 지난 입동 무렵부터 서울구경을 한번 해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리하여 첫 번째로 택한 것이 청계천변 시장들. 항상 매스컴으로만 피상적으로 접하고 어깨너머 주워들은 황학동 풍물? 벼룩시장 이런 것들도 궁금했고 서울이란 동네를 처음 올라와 2~30년 전에 한두번 그야말로 한두번 바삐 .. 쓰기 2013.04.17
즈므해변 2월 순긋해변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외투를 벗듯 모처럼 2월 햇살이 밝을 때 우리 거길 가십시다 때마침 흰 눈이 살짝 내린 후라 산맥은 빙그레 감싸듯 우뚝하고 바다는 은빛으로 부시게 반짝이고 파도는 까르르 명랑히 가글거려 숨 쉬듯 가벼운 바람 세상이 샅샅이 환할 때 우리 거길 .. 쓰기 2013.01.23
Faction. 어른을 위한 동화(完) 어른을 위한 동화. 한때 영화/음악 이야기 10. 그날 밤 돌잔치인지 백일잔치에서 일찍 돌아온 다음날 아침. 겨울치고는 모처럼 밝고 따스한 햇살이 담뿍 내리는 플랫폼 지붕에서 고드름 녹는 낙숫물이 반짝 수정처럼 빛날 때, ‘내 어께에 내리는 햇살’은 가슴 속 레일을 따라 흐르고 , 건.. 쓰기 2013.01.10
Faction. 어른을 위한 동화3 어른을 위한 동화. 한때 영화/음악 이야기 6. 하지만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산은 생각이상 높고 가파르고 계곡은 좁고 깊었다. 계곡 중앙 시내 이쪽 낮은 사면으로 다닥 다닥 수십 호의 구거지. 그 위로 밭을 일구던 터를 닦아 지금의 사원주택.. 쓰기 2013.01.09
Faction. 어른을 위한 동화2 어른을 위한 동화, 한때 영화/음악 이야기 3. 예스 예스 예스 어떠한 난관도 없이 이 계획은 추진되고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형에게 갖다 줄 밑반찬. 음식. 식혜. 과일. 기타 양말 내의 옷가지들. 여행이 일상적이지 않던 시절이었다. 자가용 자동차란 그림의 떡. 웬만한 간선도로는 왕복2.. 쓰기 201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