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순긋해변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외투를 벗듯
모처럼 2월 햇살이 밝을 때
우리 거길 가십시다
때마침 흰 눈이 살짝 내린 후라
산맥은 빙그레 감싸듯 우뚝하고
바다는 은빛으로 부시게 반짝이고
파도는 까르르 명랑히 가글거려
숨 쉬듯 가벼운 바람
세상이 샅샅이 환할 때
우리 거길 다시 가십시다
범선의 돛폭인양 마음 한 폭 내다걸면
높새바람 팽팽히 줄을 당겨 하늘로 띄워 올려
지치도록 왼 종일 걸어도 피곤한줄 모를 테니
즈므 순긋(*1) 멍게 성게처럼 향긋하고
초당 연곡 두부처럼 희고 순한 뭉근 곳
이윽고 달 뜰때까지
그 후로도 이슥토록
서리눈꽃 산들이 나무가
수정처럼 빛날 때
둥그런 마음 하나 등불인 듯 환해져
푸른 밤하늘 배 인양 둥실 떠오를 때
그때 돌아와도 늦지는 않으리니
2월 정월 보름 영등(*2) 무렵 강릉
우리 거길 다시 함께 가보십시다.
(*1) 강릉 인근 지명
(*2) 2월 영등할미 바람 달
사진 : 블러거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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