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8일 생강나무-1 1. 어제 오후가 이은 시간 청계산을 올랐다. 시간으로는 평소대로 원터골에서 매봉을 올랐다 숨 한번 고르고 곧바로 내려와야 더 알맞았겠지만 운동량이 특별히 더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굳이 그 이수봉 코스를 택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평소 이십분이면 충분하던 그 길을 그날따라 .. 걷기 2005.09.08
당신의 바다 당신의 바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바다를 어찌 부르는지 궁금하다. 세상에 모든 말들의 바다가 어떤 소리인지도 궁금하다. 여기말로 바다. 말하고 나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영국말로 씨. 오션인가? 중국말로는 海. 洋? 그러나 어찌 읽는지 모른다. 그래 입이 열리지도 않는다. 일본말로 프랑스말.. 걷기 2005.07.22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2002.10.26 여보세요? 뭐라구요? 만나자구요? 비가오니 만나자구요? 그래요. 만납시다. 비가오니 만납시다. (하염없이) 까짓거 아래로 아래로만 내리는 비 같은 이 생일지라도 위로 위로만 솟아오르는 분수 같은 마음으로 비 오는 날은 만납시다. 잊지 말고 만납시다. 비 오는 날이면 만납시다. .. 걷기 2005.07.09
플라타나스 (이건 순전히 증거용^^) 2. 광장 - 아쉬움의 공간 내가 처음 보았을 때 광장은 2월 추위가 녹아 가는 맑은 오후 나절이었지 햇빛은 아직 힘이 없었지만 투명했고 싸늘한 바람 머잖아 움틀 생명의 따뜻한 숨결 하나는 숨겨 놓고 있었었지 내겐 정신처럼 보였어 -中略 - 광장 지척 여기다 터 잡아 살며 지나.. 걷기 2005.07.07
눈이 침침하다. 눈이 침침하다 눈이 침침하다. 읽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나는 쉼표와 마침표를 구분할 수 없다. 눈이 침침하다. 늙었다는 징후인지 늙어간다는 징후인지 늙었으면 읽고 싶은 것은 적어지고 평안과 여유면 남으면 좋으련만 아직 읽고 싶은 것들이 이리 많이 남았단 말이지 눈이 침침하다. 생각하니, 쓰.. 걷기 2005.07.05
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바다는 청록 빛으로 부풀어 손짓하고 바람은 한없는 미풍 유쾌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귓가를 스친다. 이로서 모든 게 시작이 되길 준비를 마친 자는 이제 출발을 하려 한다. 눈부신 햇빛과 앞섶을 헤치며 온몸을 간지르는 상쾌한 해풍 속으로 이 배는 골격이 튼튼하지 녹슬지 .. 걷기 2005.07.04
고래를 키우고 있다. 고래를 키우고 있다 고래를 키우고 있다 길이 24~33미터, 무게 125~179톤 대왕고래 귀신고래Gray whale, 참고래 -나가스쿠지라 향고래 -Physeter macrocephalus 범고래 -킬러 웨일 밍크고래 8미터 12톤 고래 열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12종 수염고래 이빨고래 71종 열두 달 달력처럼 책상 앞에 걸어놓고 고래는 모두 15도.. 걷기 200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