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2002.10.26
여보세요?
뭐라구요?
만나자구요?
비가오니 만나자구요?
그래요.
만납시다.
비가오니 만납시다.
(하염없이) 까짓거
아래로 아래로만 내리는
비 같은 이 생일지라도
위로 위로만 솟아오르는
분수 같은 마음으로
비 오는 날은 만납시다.
잊지 말고 만납시다.
비 오는 날이면 만납시다.
(우리평생)
비 오는 날만 만납시다.
***
간만에 지우를 만나
코가 삐뚜루게 마셨다.
소맥양양.. 아직도 술기운이 속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양양거리는데 ^^ 그래도 기분 좋게 마신 술은 뒤탈이 없다.
어제 밤 집에 와 딸아이 방에서 잠들다.
술이 취해 들어오는 날은 가끔씩 녀석의 방에서 잠들게 되는데
‘우리 *짱 뭐 하냐’ 하고 특유의 냄새를 풍기며 안을라치면
녀석은 기겁을 하고 도망 나가고
대신 내가 그 자리에 쓰러지는 것이다.
녀석의 방에서 잠들면 좋은 점 하나가 있는데
바로 빗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 침대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또얼마나 은근하며
또록또록한지.... 잠결사이 꿈결사이
그야말로 비에 푹 젖었다 깨어나는 듯하다.
그래서 녀석이 너무 민감해질가 아비로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그 방에 얼마 전 출장길에서 사온
이국의 풍경하나가 밤새 소리하나를 더 보태주었다.
풍경하면 6m앞 바다, 포항 바닷가 집 풍경얘기도
하고 싶은데 지금은 아직 취해 그럴 수 없고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이놈을 떼어내야 할까?
그건 그렇고
어이, 그대 잘 들어갔느뇨? ^ㅋㅋ 반가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