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당신의 바다

우두망찰 2005. 7. 22. 20:10

 

 

당신의 바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바다를 어찌 부르는지 궁금하다.

세상에 모든 말들의 바다가 어떤 소리인지도 궁금하다.

여기말로 바다.


말하고 나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영국말로 씨. 오션인가? 중국말로는 海. 洋?

그러나 어찌 읽는지 모른다. 그래 입이 열리지도 않는다.


일본말로 프랑스말로 스페인말로 이태리말, 독일말로.

샴어 말레이어 아랍 인도 희랍 러시아말로...

지루하다. 이 중에 몇 개는 나도 들어 알지만

그래도 부족해. 너무 형편없어.


피그미, 부쉬맨, 줄루족.... 와글와글 수많은 아프리카 말이야

유쾌하고 장난기 많아 다이아몬드 찾듯 찾아야겠지만

바다 한 가운데 폴리네시아 말 중엔

깊은 바다 진주처럼 신비로운 푸른 말이 있을지도 몰라

안데스 고원 인디오들은 분명 외계 말을 썼을 테고

바다 없는 몽골고원 쿠빌라이 후손들은 신기루 같은 바다 말

언제나 얼어 땅인 에스키모들은 모비딕 처럼 외경의 바다 말

저 북쪽 캄캄한 바다 바이킹의 말에는 사철안개처럼 울적한 울림도 깃들어 있겠지


그러나 내 앎이 일천하고 내 삶도 일천하니

어찌 그 이름만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으리

바다. 바다. 바다.

꿈도 있고 사랑도 있고 희망도 있고

산도 있고 강물도 있고 노래도 있어

알고 싶고 외고 싶은 말도 많지만.

그래도 이 8월엔 바다가 먼저이려니...


내가 아는 것이라곤 고작

세상의 모든 바다 말은 영원한 울림의 운율어 일거란 거

정작 내가 안타까운 건

당신의 마음 속 바다는 어떤 소리를 내는지 잘 모른다는 거


그래 당신을 찾아가듯

먼저 그 이름이라도 다 알아

한걸음 더 다가서리란 열망으로 그 이름을 찾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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