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떠나가는 배

우두망찰 2005. 7. 4. 18:20


 

 

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바다는 청록 빛으로  부풀어 손짓하고

바람은 한없는 미풍

유쾌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귓가를 스친다.


이로서 모든 게 시작이 되길

준비를 마친 자는 이제 출발을 하려 한다.

눈부신 햇빛과

앞섶을 헤치며 온몸을 간지르는 상쾌한 해풍 속으로


이 배는 골격이 튼튼하지

녹슬지 않는 순수의 선체와

빛나는 이상의 마스트

그리고 새하얀 감성의 돛을 높이 올리고


내 해도의 좌표는 맑음

내 인생의 좌표는 너를 향한 열정

지금 출발

순항 중


순항이 아니면  어떠리

거칠은 바다는 나를 매료시킬 뿐

빛나는 혜안의 탐조등을 켜고

지칠 줄 모르는 건강한 기관과

강인한 의지의 스크류

그리고 치밀한 이성의 제어Logic을 갖고 있질 않은가


그러나

겸허와 성찰의 피항지는 하나 마련하여야 겠지


그리하여

먼 훗날

다시 이곳 어머니, 대지의 품으로 돌아올 때는

그때가 성공적 항해의 진정한 출항이었다고

그리하여 시작되었다고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지금 여기 배를 내려 한다.


배 모양의 형체를 남기려 한다.

 

(어느 건축가를 노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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