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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 남주나?

우두망찰 2006. 8. 9. 10:59
 

 


안 정효 씨가 말했다.


(작가 안 정효 씨는 그의 책 ‘글쓰기 만보’에서 이렇게 말했다. )


문장을 위 (괄호 안) 예문처럼 늘여 쓰지 말라고 작가는 말했다.

 

가능한 모든 수식어·부사를 없애고, 명사와 동사로만 명료한 문장

뚜렷하고 힘이 있다.

예전 어디 교과서 귀퉁이에서라도 배웠음직한 말이지만 남아있지 않으니

그런 의미로 다시 한번  

안 정효가 말했다. ^^

 

*

소설은 -영화는

한 마디 거짓말을 위하여 나머지 아홉 마디는 사실을 얘기하는 거라고.

그리고 그 거짓(fiction)은 사실(fact)보다 더 사실스러워야 하는(fabrication)

정교함이 있어야 한다고.

우리는 흔히 과장이 심하거나 뻔한 거짓말을 두고 ‘소설 쓰지 말라.’고 한다.

거짓이 들어나는, 거짓이 내다보이는 것은 이미 (좋은)소설 -영화가 아니다.


이제

영화 ‘괴물’로 들어가 보자.

줄거리는 여러 저널·홍보매체를 통해 다 아실 테고~ ?

들머리.

섞 괜찮은 영상미를 보이는 스펙타클한 비 오는 한강변 첫 화면과

‘괴물’이란 눈에 익숙한 타이틀 자막이 올라가자  

두 낚시꾼이 잠실수중보 부근 물속에 들어 낚시를 하고 있다.

이 첫 부분에서 고만 콱 멕힌다.

fact의 부재.


(나름의 애정으로 관찰한 실체를 얘기하면 잠실부근뿐 아니라 서울도심부근 모든

한강변은 호안블록으로 마감되고, 배 운항을 위한 일정수심유지가 필요해 사람이

들어가 서 있을 수 있는 깊이의 수심은 없다. -다 한길 이상의 깊은 깊이다.

또한 낚시, 장비가 얼토당토않다.

영화화면처럼 허리깊이 물속에 들어가 낚싯대를 들고 하는 낚시를 낚시 용어로

‘계류낚시’ 또는 ‘fly 낚시’라 한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연상하시면 되겠다.

따라서 장시간 낚싯대를 들고 있어야 하는 낚시인고로 말 그대로 장비무게는

초경량 ‘플라이급’, 깃털 -페더급(feathers)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둔탁한

장비를 들고 낚시를 하시겠다고? 그건 핸드 캐링이 아닌 거치식 낚싯대다.^^)


혹자는 뭘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지 모른다.

사건의 주제, 실체, 요점을 봐야지.

맞다. 사소한 게 어떻든 사실 우리는 우선 욧점을 봐야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좋은 영화로 흥행에 성공하려면, 아니 사람들 마음에 어떤 울림으로

감동을 주려면, 명화 반열에 오르려면~ (이런 늘어놓는 버릇, 당연 안 좋다.^^)

우선 선행돼야 할 것이 있어 보인다.


먼저 사실관계

 

1) 2000년 용산 미군기지 영안실 부소장 맥팔렌드 앨버트는 한국인 직원에게 주검 방부처리용 약품인 포름알데히드 475㎖짜리 480병(20상자)을 싱크대 하수구에 버리도록 명령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백혈병 등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물에 희석돼도 독성이 없어지지 않으며, 하수구에 버릴 경우 하수관을 타고 퍼지는 가스도 유해하다. 이른바 ‘맥팔렌드 사건’


왜 영화는 이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명백한 범죄사실을 사전설명이나 사후자막으로

영화 안에서 직접적으로 설명 않았는지 모르겠다. -객관성, 제3국 관객을 위해서라도.

이 한마디면 영화 대부분의 희미한 안개는 걷힌다.


2) 포름알데히드 -포르말린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과학적 독성규정

일명 포름알데히드의 진실.

물과 섞였을 때 농도에 따른 유·무해기준. 그럼에도 실제적 범용성 논란을

잠재울 명확한 독성에 관한 과학적 수치.

현실법규 및 제 규정 (한. 미. 국제-WHO-International)

세계기준은 모르겠고, 아직 한국기준은 독성물질에 대한 총량규제가 아닌

농도규제로 알고 있다.  -이게 면죄조건, 영화를 판단할 조건은 아니지만~

(또한 이 부분 이공간에서 화학전공으로 독보적 지식체게를 갖춘 내가 아는

어느 분, 까짓거 ㅍ모씨라고 발키자, 명쾌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ㅎㅎ)

 

이 영화에서 시닉하게 비웃는 대상은 다양하지만, 특히 미국(인, 관료, 제도)에

대한 조롱은 여러 영화적 은유기법을 포기하고 거의 직설적으로 프랑켄슈타인

-또 다른 괴물로 묘사된다. 아니 우스꽝스런 희극성까지 띈 일차원적 단순성으로

매도되어 보는 이를 일방 걱정스럽고 의아하게 만든다.


-왜 하필 이 시기에?

-너무 침소봉대하는 거 아녀?

-혹시 또 다른 저의? 의도가?

-객관성, 사실성은?

-그리 무도, 야비한으로 그린 자신을 보는 미국인들 심경은?  

-국익을 위한 방법상의 선택은?

-用美- 어루고 달래 실익을 챙길 수도?

-100억이 넘는 제작비 중 헐리우드 CG사에 지급한 반 넘는 예산배분의

  아이러니는 혹 의도된? 

-이 주제·기법으로 최다 상영관 확보, 최단 흥행기록을 경신할만한 작품성은?

-홍보비결? 총 제작비 중 홍보비용은?

-그렇다면 과연 쉬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많은 내국관객들도 이 ‘맥팔렌드 사건’을 용산 기지 내에서 시신부검용 독약품을 사용하다 규정대로 수거 않고 그냥 물로 씻어 내렸겠지. 사용하다 남은 농약병을 무심코 버리듯 남은 약을 그냥 하수구에다 부어버렸겠지. 정도로 안이하게? 순진하게? 상식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그 행위야 괘심하고 밉지만 이렇게 너무 과민 반응할 것까지야? 정도로 쉽게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우리 스스로는 그보다 몇 배 더할지도 모른다는 자조적 현실을 속으로 되새기며.


  

당시 명령을 받고 이를 방류한 군무원은 이를 미8군 34사령부에 보고 및 진정을 제기했으나 미군은 별 내용 없이 유감만을 표시했다. 이에 녹색연합은 당시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과 맥팔렌드 부소장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지검은 포름알데히드 무단방류 지시 혐의로 맥팔렌드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고 서울지방법원은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담당재판부는 공소장 부본을 맥팔렌드에게 송달하려 했으나, 주한미군 당국은 수차례 수령을 거부했고 현재까지 공판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더 웃긴 건, 미군은 맥팔렌드에 대한 자체적으로 감봉 30일의 징계처분을 했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으나 얼마 뒤 맥팔렌드는 영안소 소장으로 승진까지 한 반면 이 범죄행위를 시민단체에 제보한 한국인 군무원은 해고당했다. 웃기는 짬뽕이다.


 

정말 욱기는 짬뽕이다.

뭐가?

우리 위정자가· 행정력이· 정부의 문제해결 능력이· 대처방법이· 언론이· 여론이· 국민이~

아니다.

화난다고 싸잡아 도매금으로 넘기지 말자.

정확하게는 메이저급 보수언론이, 제 앞가림 급급해 무심히 지나친 한심한 소시민인 너가.~


그래서 두 번째 지적

봉준호

그렇게 밖에 소심하게 말하지 못한 69년생

그의 비겁을 용서하기로 할까?

아니 그렇게라도 말한 그의 용기를 칭찬해줄까?


사실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먼저 문제제기 1)에서 굵게 쓴 ‘영화 안에서 직접적으로 설명 않았는지 모르겠다.’

는 말은 설 자리를 잃는다. 당연 ‘너 돌았니?’ 쯤으로 돌아올 것이다.

영화 안에 그 시츄에이션을 그대로 재연해 보여주었는데 뭘 더? 하면서.

그만큼 믿기지 않는 극적,,,,사실이다.

(사실 내 지적은 그 펙트를 극 속에 집어넣어 사실인지 허구인지 애매하게 처리하지 말고,

극 밖 나레이션이나 자막으로 처리해 객관성을 확보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에 대한 토로였다.)


도대체 또라이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일을 일어나겠으며 지시하겠는가?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시체에 묻은, 부검테이블에 흘린, 기구세척 소독용이 아닌, 서너 병 병 속에 든 잔량이 아닌, 한두 박스 쓰다 남은 공병수거박스 처리가 아닌, 480병 -20박스라는 상상을 초월한 이 량, 수치에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는 정신병원에 가야 마땅할 정신병자. 독극물에 의한 의도된 테러이며, 명백한 공격행위-화학전이다. 상상해보자. 정상인이라면 맹방 아닌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한편으로 더욱 의아하다.

의아하기로야 그 이후 인사처리과정은 더욱 그러하다. 사람은 또는 어떤 특정된 상황은 종종 사건을 예기치 않는 막다른 방향으로 몰고 간다. 일테면 술이 취했다든가, 약물, 아니면 개인 신상에 수습하기 힘든 어떤 외부적 충격에 의한 혼란.

그러나 집단에 의한, 어떤 공인된 관료조직에 의한 수습과정마저 그랬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어떤 수긍할만한 이유 없이 그랬다면 그건 그야말로 현실에서의 괴물적 상황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명백해졌는가?

씁쓸하지만 밝혀진 진실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어느 일방에 의해?(정확히 말하면). 알아도 결코 유쾌하지 않는.


그러면 그런 억울한 하소연, 국민적 분노의 도화선으로 영화에 대한 이런 폭발적 반응이 일어나는가? 

그도 그렇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나라가 너무 불쌍타.

그 흥행에 비례해 돌아서 정확히 우리의 자존은 형편없이 급전직하, 상처받을 테니까.


그러니 이건 영화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날 변방을 떠돌다 조용히 사라질 주변부 얘기라면 모를까

이렇게 나라가 들썩일 만큼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우며 영화적 흥행의 성공을 거두는 마당에

이 나라 정부가 이런 명명백백한 사실을 모른 체 외면한다면, 양국 정부가 외면한다면

과연 그들의 주장, 세상의 정의, 우리의 자존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과연 그러기라도 했는가? 어디가지가 fiction이고 어디까지가 fact인가?

지금이라도 밝히고 그에 걸 맞는 합당한 뒤처리가 있어야 한다.


(붉은 부분은 웹 저널에서 인용한 부분이고, 나머지 남들의 영화 평은 보지 않았다.)



**

개봉초기에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나름의 결론으로 ‘내가 본 한국영화 중 최고.’란 평을

여기 어느 분 블로그 댓글에다 쓴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영화도 탄력을 얻어

많은 기록을 갈아 치우며 자생적 생명력으로 롱런, 우리나라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는걸 보았다.



그러나 ‘괴물’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평은 지금 유보다. 그러기엔 너무 씁쓸하다.

영화의 완성도 면에선 내가 잘 그르듯 -김 기덕 에서 처럼

뭔가 하나가 확실하다면 주변부의 사소한 아쉬움은 다 이해되고 용서될 것이다.

다만 이리 쓰게 만든 영화의 힘, 세상의 부조리. 감독이 캐취한

딱 내가 영화 만들어먹기 좋도록 세상 상황이 돌아갔다. 란 말,

그의 의도된 장치? 안목에 한 표를 보탤까?


내가 과문한지 하여튼 이 영화 아직까지 의문투성이다.

(잘못되었다면 나중에 사과하겠다.)


***

다음은 지난 글 어느 분 댓글에 ·대한 나의 답이다.

당분간 댓 글은 안달기로 스스로 작정했으니 비급하게도 여기다 쓴다.^^


배워 남 주나?

실은 그나마 지키려면 빠져나가는 만큼은 보충해줘야~

입력100이면 남는 건 겨우 5.

즉 효율 5%짜리 성능 나쁜 기계로 전락했다는 거

그러니 에너지 과소비 형이더라도 지금 당장 버릴수 없으니

계속 보충해줘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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