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고형렬
사과를 손에 들고 꽃이 있던 자리, 향을 맡는다
꽃이 피던 자리에는 벌이 와서 울던 소리가 남아있다
아내에겐 미안한 일이다 꽃이 얼마간 피어있던
꽃받침을 아내는 기억 못 한 것 같다 벼껍질로 남은
몇 개 꽃받침은 사과의 배꼽, 오목한 상흔, 낙화보다
슬픈 시간이 갔다 꽃은 자신을 얼마나 애지중지했는가
한 입에 쪽이 지는 홍옥 소년의 향긋함, 해숙씨
사과엄마는 그 연분홍 어린 꽃이 아니었겠니 그리고
어린 그 꽃은 과수의 아이가 아니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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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설>
홍옥!
이미 사라진 사과
국광처럼 향기를 남기며...
기억으로 홍옥처럼 빨간 사과는 없었다.
또한 기억하자니 홍옥처럼 깊은 풍미의 사과도 없었네.
국광은 광에서 긴 잠을 자고 난 한 겨울에야 제 맛을 내고
홍옥은 첫사랑 나무에서 갓 딴 가을에 가장 깊은 맛을 낸다.
오죽하면 이름마저 紅玉이랴
아직 하트자국 선명한 그 겨울의 크리스마스
시인은 분명 한 입에 쪽이 지는 -보조개 선명한
과수원집 소년이었음이 분명하리라.
또한 그 소년은 홍옥 한입 베어 문 숨소리로
해숙씨를 불렀음이 분명하리라.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사라진 향과 맛
우리 모두처럼 시지도 달지도, 향기도 없는
그저 덜덜한 부사사과나 깍아 먹으며
사과 꽃자리 벼 껍질처럼 나이 들어 있으리라
시인이여 아내에 미안한가?
누구나 홍옥을 보면 벌소리 들리고
연분홍 그 어린꽃잎 생각나는데
언제나 우리를 새롭게 하는 건 홍옥의 향기!
- 사과엄마는 그 연분홍 어린 꽃이 아니었겠니 그리고
어린 그 꽃은 과수의 아이가 아니었겠니-
이제 국광 맛이 드는데.....
아! 홍월도 있구나 홍옥자식, 잠시 가을햇볕 같은 사과.
***
(그나저나 홍옥이고 국광이고 그 맛 한번 누가 돌리 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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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기'를 했으면 하루 한번쯤은 가봐야지
하다가 그마저 여의칠 못해 주마간산...
처음으로
어느 집에 놀러갔다
장난치고와서는 꾸지람들을까
얼릉 올리고 딴청 ^^
여기까지 잡으러 오셨으면 용서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