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바꾸다.
근데 왜 갑자기 잘 모르는
‘오리 날다.’란 노래제목이 생각나지?
가사 한 줄 모르면서. ^^
*
생각해보니
생애, 내 돈 주고 카메라를 산 것이 한대, 두 대, 세대...
아마 이번이 다섯 번째인 것 같다.
대체로 그러하듯, 이건 특별히 내가 카메라에 관심이
많거나,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뭘 찍는다는 행위는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살면서 그냥 흘려버리기 아쉬운 부분, 놓치기 안타까운 순간을
잠시 붙들고 기록하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의 충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리라.
내가 아무리 풍경사진을 열심히 찍은들
꽃 사진, 나무사진을 열심히 찍은들. 그 기량, 솜씨가
어찌 그를 생업으로 삼는 사계 전문가들과 견줄 수 있겠는가.
함에도, 우리가 아무리 잘 찍은 카렌다 사진을 많이 본들.
상세한 설명 곁들인 주제 시리즈 사진, 글을 본들.
그 애착과 관심이 어찌 내가 직접 찍고 쓴 것만 하겠는가.
눈만 돌리면 넘쳐나는 세상에 문자와 언어.
클릭 한번으로 줄줄이 떠오르는 사진과 영상의
홍수 속에서도. 전문적 글쓰기. 찍기를 굳이 배우고 익히고
업으로 하지 않더라도. 어찌 간곡한 내 마음 한 자락,
글로 그림으로 풀어 담아내고 싶은 욕구가 누구에겐들 없으랴.
제 할 일 하며 넘겨다보는 딴 세상
세상 엿보기.
이웃 만들기.
그래서 우리는 쓰고, 찍고 노래하고 하는 것이리라.
비록 서툴고, 한 20% 부족하더라도.
갈구한 마음하나, 순수한 욕구의 아마추어리즘 하나로.
그것이 비록 이 세상에 넘쳐 흔한
별 의미 없는, 가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한 송이 풀꽃처럼, 한줄기 바람처럼
개인적 카타르시스의 충족만으로도 충분히 그 존재가치가 있을 것이니.
세상은 어울려 아름다운 것.
하여 그저 생각나는 대로,
내키는 대로, 마음가는대로 쓰고
찍고 하면 되는 것이다.
진정 그러고 싶고 그러면 족한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
ㅋ (썰 그만 풀고) ^^
사람의 욕심이란 한이 없는지
내가 찍은 사진의 선예도가 남만 못하면,
그 표현이 찍사의 역량 아닌 기계 성능, 기능 차 때문이라 생각되면
은근히 부아가 치밀고 슬그머니 약이 오르는 것이다.
그래 그 균형, 공평. 욕망의 끝은 한이 없고 허망타 할지라도.
비록 그 수명-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져 이제 일년을 못 간다 할지라도
그것이 아름다움이라면
현상이 순수함이라면
지향함이 고결함이라면
어쩔 수 없이 또 기꺼이 빠져 들어가는 것이 우리 인간인 것이다.
CANON EOS-350D
DSLR
비록 시작이면서도 이로서 끝이라 생각하며
너를 세상에 보낸다.
부족함은 사랑으로 마음으로 채우마.
(처음이라 근사한걸 올리고싶었는데 2메가 용량초가로 게시판이 거부하니
이 공간을 념두에 둔다면 잘 산거야? 못 산거야? ^^)
하여간 ‘오리 날다.’ 그런 노래가 있긴 있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