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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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우두망찰 2014. 9. 16. 19:47

황무지

1.
BBC
NGC
NHK
일본 정원에 관한 다큐를 본 적 있다.
정원뿐 아니고 그들의 산하, 자연, 사계, 생활, 습속, 뿐이랴 전통, 문화까지
어찌 보면 국가홍보용일수도 있는 이런 NHK의 여러 제작물들.
그 속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어떤 고착된 문명의 틀도 보이고
또한 그들의 변(辯), 탄생, 형성의 배경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이른바 거의 100% 모든게 사람의 손을 거친 피조로서의 인공자연

2.
더불어
중국의 처마곡선은 너무 치켜 올라 사납고
일본은 너무 직선으로 내달아 단조로우며
한국의 처마곡선이야말로 버선코처럼 알맞게
조화로운 곡선의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대단히 고답적인 얘기

3.
정원 또한 한국의 정원이야 말로 지나친 인공도
초월적 선경도 아닌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주변과의 조화.
인공과 원림과의 경계 모호한 합일의 원숙함

내가 한국인이어서도 그렇겠지만
이 모든게 올바른 시각, 인식, 평가란 새삼스런 수긍

4.
프랑스식 정원은 어떨까?
영국식 정원은?
기하학적 기계적 엄정함
전원풍 중산층적 아기자기한 소박함으로 인식되는 이미지적 한계
그 이상이 분명 있을 테지만...

5. 유럽
대륙의 그 한없이 평온하고 완만한 들판의 landscape적 정체성이 있다.
그 노년기 지형의 유순한 곡선 따라 초기 원시림(야만)을 걷어내고 일군 지금의
결과물을 두고 문명이라 해야 할까?
인간승리라 해야 할까? 뿐이랴 그 스위스 산지의 엽서같은 풍광들.
기후까지 그들을 도와 어찌 그리 마일드한지.

6. 미국
신대륙.

신대륙이라 이름붙인 이주민. 이들의 인종적 원류, 문화적 지향점.
당연 그들이 떠나온 고향 산하일테니, 뉴욕, 새로운 요크처럼
[가능한 그곳과 같게] 그곳과 흡사하도록. 그래서 새로운 땅이
이주의 아픔을 딛고 자부심. 새로운 제2의 고향, 풍요가 되도록
-남부의 대저택들

7. 미국
한자로 쓰면 美國. 굳이 아름다울 美라 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동부. 시골. 이들의 중소도시를 여행한 적이 있다.
한없이 여유로운 이 땅덩이의 넉넉함. 물자의 풍족함. 자연의 풍성함.
좁은 2차선 시골길을 지나다 대단히 한적한 이 소로 길도

공공의 손길로 풀을 깍고 다듬고 정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하늘에서 보면 그냥 지형무시 격자, 정방형으로 길을 내고 한없이
반복해 뻗어나가는 이 인본(人本), 사방연속무늬의 무자비함.
(샌프란시스코 굴곡진 지형의 직선도로의 탄생이 그럴까?)
하여튼 손을 댄다는 것
가만히 두지 못한다는 것. 깍고 다듬고 손질하여 길들인다는 것

그에 반해 이 공간은 어떠한가?
첫 사진
서울에 면한 한강변 중 유일하게 남은 자연초지? 습지? 둔치의 자연

(난지한강둔치)
물속이 베스 블루길에 점령되듯, 순박하고 여린 토착 식물 종들 위에
끈임없이 위협하는 환삼, 박가시, 자리공 같은 외래 식물들과 겨루며
버려진 듯 무심한 이 자연.
본디의 모습을 찾아가는 중일까?
정화중인가? 오염중인가?
보기 좋은가? 건강한가?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그냥 황무지일까?

새로운 기회, 생명의 땅일까?

그에 반한 이 공간은?

[한강공원 양화지구]

[한강의 제2보물 선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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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보물 장항습지
                                                                                                                                                                                               제4보물 하남 강동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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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식 순위)

10.
정확하게 100년 전에 비해 지구 인구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짐작으로 적어도 5배는 늘었을 것이다.)
탐험. 정복. 개척.원정. 발견같은
가슴 설레는 말, 에너지의 원천인 행위가 사라진 시대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되어 어쩌면 모두 함께 멸망할 것 같은
이 밀도의 생생함. 한 종의 지나친 팽창 독과점의 횡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