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 철이다.
농어 낚시 철이기도 하다.
저 푸른 비수의 날카로움으로 농어나 걸러 갈까?
십이동파 봉긋한 부드러운 가슴 밑을 ·더듬어
외연열도 깊숙이 늑골을 파고드는 잠행의 은밀함
헉, 심장을 뱉어내고 싶은 이 숨 멎을 통증
살아있음이야.
격렬한 바늘털이
죽음마저 상쾌하게 해다오
욕되기 싫은 농어의 마지막 욕망
굴복하지 않는 날카로운 푸른 아가미의 마지막 자존.
나는 농어였으므로~
***
<미노우 플러그minnow plug : 농어 낚시용으로 주로 쓰이는 루어의 일종>
지금부터 여름장마 기간 동안 농어낚시 핫 시즌이다.
(멸치 떼를 따라 먼 바다에서 부터 농어가 들어온다.)
서해 외연열도를 중심으로 또 한바탕 전쟁과도 같은 농어 낚시
열기가 올해도 휩쓸고 갈 것이다.
왜 그랬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싱거운 몰입들.
이제는 할 일 없어진 여전히 날카로운 이들을
초점 테스트한답시고 꺼내놓고 그 눈을 들여다 보다.
정밀하게. 어쩐다?
농어가 농어이고 싶다면
너는 미끼. 날카로움으로 비로소 선다.
너도 끝까지 너다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