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제 대관령을 다녀오게 되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쭉쟁이 친구하나가
동호회 주말주택설계를 하나 의뢰받았는데
놀이삼아? 거들다가 ‘벌써 다지어졌겠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제사’ 다 되었다며
그야말로 구경 겸 마지막으로 한번 봐 달라하여 간 것이다.
아직도 날씨는 지난여름, 성하의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후텁했지만
시간은, 계절은 속으로 요즘 하늘 구름처럼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특히나 대관령 횡계IC를 빠져나와 사이트로 진입하는 국도 변
보라색 야생화 무리는 대단히 인상 깊었는데.,
너무 흔타 지나쳐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그 이름을 알아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분명 개미취, 구절초, 쑥부쟁이종류는 아니었는데...
땅은 대관령 양떼목장 바로 아래 고원 구릉지,
숲과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친구.
대단히 과묵하고 눌변이며 점잖은, 어쩌면 수줍은 성격의 소유자다.
아니다.
할말 할말을 쉬어 겨우 한마디씩 내 뱉는데, 어쩔 수 없다면
그 목소리는 자신의 채취정도를 있는대로 담아내는 그런 범주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넌지시 길을 우회해 먼 원경으로도 모습을 슬쩍 보여주고
또 집들이 잘 올려다 보이는 입구 막국수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창을 통해 계속 그 집을 잘 조망할 수 있도록 해주니....ㅎㅎ
건축을 의뢰한 집단도 좀 특이하다. 우리나라 진출 외국계회사 CEO들의 모임.
오로지 실력과 능력을 바탕으로 고도의 전문지식과 국제적 감각으로 꿈의 자리에 오른....
치우자.
쓸데없는 나 같은 호사, 다변가야 이를 두고 한나절 반을 떠들 수도 있지만
수많은 매체, 방송, 저널수단도 ‘저 알아 할뿐’ 못본체 심더렁하니
-실제론 수줍음도 한 몫^^ 그의 말대로 쓰는 사람이 만족하고 좋아한다면 그 뿐.
‘대지는 자작나무 흰 수피를 두르고 너른 배추밭을 앞마당삼아 해발 700미터.
높은 구릉지 숲 아래 엎드려 있었다.’ 이 말도 생략하자.
‘테라스에 앉아 석양에 물결치는 산맥들을 바라 보노라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집안에 티브이는 물론 장식도 가구도 최소화하고 그냥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
부탁하지 않은 친구, 작가의 말이다.
덩달아 나도
이 단순하고도 절제된 형태와 메스, 선과 면, 색상이 얘기하는 언어를 즐기며
이 속에 사는 이들 행복하길.
(그 친구가 너무 과묵하니 나라도 세상에 처음 내보낸다.
3자의 시선으로. 왜냐. 좋은 건 알려야 하고,
같은 값에 세상에 좋은 게 많이 퍼진다면
세상은 분명 보다 살기 좋아질 것이므로. ^^)
Exterioa
배면
Interioa
실내는 프라이버시 문제로 최대한 생략
.
View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