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기

여름 밤-소리1

우두망찰 2014. 7. 17. 16:09

 

 

 

 

 

 

 

 

 

 

 

 

 

 

 

 

 

 

1.
사무실 한 가운데 오디오가 하나있다.
집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2세트 중 큰 것은 이사하며 버리고
사이즈가 만만한 놈은 그냥 버리기 아까워 갖다 놓은 것이다.
전문 음악 감상용은 아닌 그래도 물 건너온 공장 생산 양산품.
스피커는 방향성을 설정할 수 없어 낮은 서가 위에 천정을 보도록 눕혀 놓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첫 출근자가 켜고 마지막 퇴실자가 끄는
이 오디오의 기능은 단 하나다. 오로지 공중파 방송 수신
그것도 한 방송 한 채널에만 맞춰져있다. 바로 93.1 . KBS 1FM.

 

 

 

 

 

 

클라식을 좋아해서라기보다, 어떤 격을 따지려해서라기 보다
그냥 민망한 경우를 피하기 위해.
예를 들어 중요한 고객과 대화로 한참 몰입해 있을 때
느닷없이 걸 그룹 섹시 음성이나, 얄궂은 레퍼 사설이 끼어든다면,
전화기를 타고 흘러간다면, 이 얼마나 황당한 시츄에이션이겠는가?

 

 

 

 

 

젊은 직원들도 처음엔 영 어색해 하더니 이제는 그냥 공기처럼
자연스런 우리 일부, 구성체가 되었다. 이른바 BGM.
턴테이블도, CD 플레이어도, EQ 스위치도,

불륨 스위치까지도 손대는 일이 거의 없으니
그저 정물처럼 나 홀로 외로이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 놈. 

 

 

 

 


 

 

그래도
한참 열 받을 때나, 긴장된 상황, 큰 소리치고 싶을 때, 느닷없이 흘러드는
알 수 없는 한 자락 선율은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으로 부드럽게 국면전환을
이끌어주기도 하니. 말문이 막힐 때나 어색할 땐 그저 따라 랄랄라~ 또는 룰룰루~
어느 땐 문득 그 소리가 분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그 음의 Overflow.
산정을 타고 넘는 구름 흐름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이윽고 흘러넘쳐~

 


 

 

 

 

 

 

 

 

 

 

 

2. 레노버
나의 오래된 노트북 컴퓨터
IBM Think Pad라고 겉면에 쓰여 있지만, 공룡IBM이 하드웨어 부분을 정리하면서
중국에 팔아넘긴 순전히 외형사이즈가 당시 가장 작다는 이유로 산 십수년은 족히 된 놈.
(요즘도 크기만은 최신 울트라급과 견줄만하다.)
하여 내가 멀리 출장을 다닐 때 동행 낮선 이국의 밤들을 지켜준 구닥다리 지기.
크기가 작으니 딸린 스피커야 더 작고 초라할 것은 불문가지. 음악이라기보다는
그저 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 하나만큼은 참 매력적인 놈.
 굳이 비유를 하자면 여기서도 한번 쓴 것 같은 
마치 5~60년대 단파방송. 60년대 프랑스 영화 해변에서 듣는 샹숑같은 느낌.
모든 장식거품 육탈까지 하고 가느다란 목소리 하나로  말갛게 전하는

그 묘한 단순 미각
메시지의 명료함.

(요샌 그 동반의 기회를 새 식구에 물려주고 영원히 고정, 나의 안방 데스크를 지킨다)

 

 

 

 

 

 

 

 

 

3. 치유의 음악
리베라 보이소프라노 상투스
천상의 선율, 하모니의 절정, 남자 수사들이 부르는 그레고리안 성가.
고요한 아베마리아처럼 모두 참 아름답고 눈물나는 음색들인데
사람 목소리만으로 인 또 다른 종교음악의 전율경험이 있다.
바로 불교 독경.
갓 머리 깍은 학승들의 의지에 찬 푸른 목소리의 또랑함이 아닌
고뇌, 고통이 짙게 밴 중년 사나이, 구도자들의 우렁우렁한 목소리
하지만 가속이 붙은 기관차처럼 한 치의 빈틈, 망서림을 허용치 않는 

기계적 엄정함. 무리 떼 창의 힘찬 그 도도함.
회색. 새벽 3시.
현교의 말 아닌 밀교의 무언적 고뇌를 질끈 즈려밟고
어떤 악기 장식음 하나 없이 힘차게 웅얼거리는,

알지 못해 더욱 간절한 외계어 범,

산스크리스트어

 

 

(어쨌든 이야말로 우리 문화상품. 유네스코에 등록하고

음악으로 녹음하여 시장에 내놓아도 팔리겠다는 생각을 한

그 강렬했던 기억)


 

 

 

 

 

4. 聖 /


더불어 난 김영임이가 부른 강원도 아리랑 그 한없는 비가(悲歌)

통속함도 가슴 무너지게 와 닿으니.
십여년 째 그 음원을 구하려 하지만 그래서 CD도 여러 장 샀지만

아직도 못 구했다.

(계속) 

 

 

 

 

 

 

 

 

 

 

 

5. 치유의 음악 2
PHONE MUSIC
나이 들면서

 

 

 

 

6. SOUND OF SILENCE

 

 

 

 

 

7. 일생을 살며 가장 감명 깊게 들은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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