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건너
출근을 하다
하, 차가 밀려
생각하네
네가 좋아하는 것이 뭐니?
바람이 부는지 소소히 나뭇잎 흔들리고
공기는 이제 투명하네
빗겨드는 햇살처럼
가는 시간이 서늘히 보이는 아침
다시 생각하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뭘까?
언젠가 꿈에서 일이지만
바다가 물러난 아스라한 곳
섬과 섬 사이 하얀 세상을 걸어갔었네
길은 적당히 다져지고 굴곡지고 느릿했는데
바람결 아직도 선명히 느껴지지만
그때 누구 함께였든가?
오늘 같은 날 걷는 거
혼자서? 글쎄
여럿이서? 것도 좋지만. 둘이서?
남자든 여자든 아내든 친구든
그때 누구라도 영혼은 비고
촉수는 촉촉한 벗이라면 좋겠네
첫 긴팔 셔츠를 입고 나온 날
날은 차분하고 서늘하고
이제 길은 뚫려 마음 바빠지는데
내게 다시 물어보네
정말이니?
네 삶은 그거면 되겠어?
바람에 잔물결
9월이 선명한 아침
마음을 건너 들여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