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2
*
도시의 그늘
저 골목에 화재가 난다면 불은 어찌 끌까?
상수도, 가스는 펌프로 밀어 보내면 되는데 쓰고 난 물은? 하수도는?
모든 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하수는 어디로 흘러갈까?
설마 비행기 배처럼 vacuum suction?
우리네 북촌 인사동처럼 저 속에 사는 사람은 마냥 편안할까? 편리할까? 행복할까?
이 도시를 잘 보아야 한다.
이 택시를 탄다 지불한 50유로, 본전도 본전이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한낱 여행자의 스쳐가는 감상이 아니라 다른 유럽 중세도시가 그렇듯
보고 있노라면, 계속 보고 있노라면 무한히 반복되는 저 문양문양문양. 장식장식장식
그러면 아하, 왜 저들이 이것을 버리고 현대와 같은 건축으로 갔는지 이해가 절로 된다.
한마디로 신물이 난 것이다.
수백년, 수천년 동안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고그리고그리다보니 신물이 나
뭐 새로운 게 없을까? 추상으로 이행되었듯
이 장식과 외양의 반복에 지친 그들이 어느 날 고만 저 우아한 비례와 곡선의 균형을 버리고
몬드리안의 사각 그림 같은 직선의 단순함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소위 모던이라 하고.
참말? 정말이다. 다분히 사회주의적 정서까지 느껴지지만 말.
장식은 죄악이라 까지 했으니....
이 도시에서 곤돌라 뱃사공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 입문절차
교육
엄격한 시험
운전기술
자격취득
등이 궁금하시면 디스커버리 채널, 얼마전 다큐를 참조바란다.
일하지 않고 논다는건 누구에게나 즐겁다.
그런데 참 생각해보아야할 것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네 이 산하가 그들의 이 껍데기 외양으로 도배되어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싸구려로.
이건 심각한 문제이다. 앞으로 몇 십, 몇 백년 후를 내다보면. 우리 후손을 생각하면~
더욱이나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한축인 기업가군중에서도 요즘은 많이 버렸지만 h그룹의
그 아치형 창틀들. L그룹의 무슨 캐슬인가 하는 시리즈의 아파트들.
마치 장미꽃 천장을 찍고 버리듯. 섭렵하고섭렵하고, 탐닉하고탐닉하고, 향유하고향유하다 버린
하지만, 그래서 한물갔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이건
그들 것이고,,,,
우리가 그들 속국이 아니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
크닐났다.
일본관광객을 두고 비아냥거리는 말
'어디 가서 사진찍을 줄 밖에 모른다.'란 말은 차치하고라도
할말은 다 떨어졌는데 사진은 많이 남았고
궁민학생 가르치듯한 이 기초상식에서
다시 도시이야기로 돌아오면
저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이 불러오는 이 도시에 닥친 파랑, 운명을 어이할꼬?
저 빛과 색을 어찌할꼬?
저 침수의 우아한 냉혹을 어찌할꼬?
이제 숨통이 좀 트이십니까?
한번 길을 잃으면 도저히 찾을수 없을것 같은
저 수로 미로를 벗어났으니 숨 한번 크게 쉬시고
사진보신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베니스 끝-
(갠적으로 이 사진이 참 조아 마지막에 실었다.)
(이 여행기의 모든 사진들은 오픈되어 있습니다. 혹시 자료로 필요로 하신다면 출처를 밝히시고 퍼가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