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기

Deep blue and dark night

우두망찰 2009. 9. 22. 16:16

 

 

 

 

 

 

 

 

 

Deep blue and dark night



간만에 (2주 만에)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그간 몸을 너무 혹사했음인가

갑자기 인후가 아파오는 전형적 감기기운으로

때가 때인지라 조심도 하고, 일도 산적해 짬을 못내다

주말, 몸도 대충 추스려진 것 같고 하여 처음엔 평소처럼

반포까지 한 30km만 했다.


하지만 날씨도 그런대로 괜찮고 힘도 별로 들지 않아

성산나루 지나 행주산성에 이르는 강 하류 난지둔치 잡초들이 보고 싶었다.

봄이 끝날 무렵 개망초 군락이 끝없이 장관이었는데

억새도, 갈대도, 미국 쑥부쟁이? 군락도 크게 볼 만하지는 않았다.

 

 

 

 

 

 

 

 

 


돌아 나오며

기어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야생의 트럭행상, 먼지 풀풀 날리는

황야에서? 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오뎅에 막걸리 한잔을 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인가? 자전거 타고 처음으로 나중에 집으로 SOS를 치게 되었다.

갈 때 쉬웠던 건 뒷 바람이 불었기 때문.

그러니 돌아올 땐 당연 맞바람. ㅜㅜ


새로 단장한 난지공원 캠프장을 지나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허기를 더 느꼈던 건 이때문인 듯)

이상하게 자극시켜 끝없이 끌어올리는 듯한 묘한 느낌의 저 가을 하늘로

울려 퍼지는 전자음의 고성방가는?

‘월드 넘버원 댄스뮤직 페스티벌’.

‘일렉트로니카 라이브의 제왕 프로디지’.

‘전세계 클럽씬의 판도를 바꾼 일렉트로닉 마에스트로 언더월드’

 


시에서 공적자금 털어 내놓고 후원하는 단속 경찰 없는 라이브 춤판. 세상이

지금 어떤 세상인데 늘씬늘씬한 아가씨들이 몰래 화장실에서 빨갛게 루즈를

칠하고 나오고~

호기심으로 물어보니 2박3일 쉬지 않고 연속으로 논다는데

오늘밤이 그 마지막. 입장료는 물경 팔만팔천.~

 

 

 

 

 

*

계절은 어느듯 흘러 주말인데도 해가 떨어지자

여름 그 많던 보행객과 자전거족은 눈에 띄게 줄어

숫제 적막감마저 감도는데 지금부터다.

야간 자전거타기의 최적기.

 

 

 

 


한결 넉넉하고 여유로워진 강을 따라 난 그 길엔

일정거리로 벌려선 가로등만이 졸고. 풀벌레소리, 나란히

병행하는 간선도로 자동차 소음은 자전거 휠 소리에도 묻힐 만큼 아련한데

가끔씩 휘영한 달이 떠올라 강물에 자신을 비추어보고

 

 

 

 

 

 

 

 

 

 

 

 

 

 

 

 

 

 

 

 


 

차갑고 상큼한 공기.

마스크 · 두건 · 보안경 · 헬멧 · 장갑 · 얇고 보온성 강한 밀착의류.

얇은 스킨. 하지만 무방비로 노출된 곳은 없다. 속도로 두 바퀴의 균형을 잡듯이 

기계적으로 패달을 저으면 몸이 대응하여 자아올리는 따뜻한 기운. 그로인해 찾아지는

균형, 내외의 조화. 이제 새로운 길로 들어도 좋겠다. 

ET의 한 장면처럼 생각은 사념은 도로를 이륙하여 공중으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만행처럼. 걷기명상처럼. 마라토너처럼. 좌선에 든 것처럼. 두 시간의 수행.

잡념을 불태울 만큼 빨리 달려도 좋고, 한줄기 길을 쫒아 달리는지도 잊을

몰아의 길로 들어도 좋겠다.

 

 


찬 서리 내릴 때까지

그 후로도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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