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까요?
연기?
먼지?
안개?
공해?
황사?
구름?
답은 이 밑에 있소만~
헛, 참 지독한 넘들…….
귀경 길 (여름 건 장마) - 오후4시 문막에서- 1999.7.03-14
해가 지더라
땅은 너무 넓은데
눈을 벗어나는데
해가 지더라
아직은 밝고 푸러
난 그런 것 아무 것 모르고
이 만한 넓이 풍광이야 흔치않지 아마
상념에 젖어
만만한 생각들만 하고 있었지
그런데 왜
갑자기 해가 지는가
하긴 길게 뻗은 내(川) 이미
많은 물방울들을 피워 올리고 있었겠지
그 내가 그리 가물가물 사라지던 걸 보면
하긴 저 멀리 습지 그 너머 호수
구름 내려 가려진 물뿐인 바다에서도
끊임없이 물방울들은 날아올랐었겠지
언젠가 거기 두고 온
내 영혼 한 자락이 젖어왔던걸 보면
아스라이 있어 보이지 않는 것들
그들 속엔 분명 도시도 숨어 있을 것이다
살아가는 몸 털이로 가득한 먼지
음모처럼 야릇한 욕망의 냄새
꿀벌처럼 붕붕이는 소리를 피워 올리며
끊임없이 날아오르는 것들
이상하질 않는가
여기선 그들마저 온통 광막한
은회색 장막으로 멀리 물러나
신비롭기까지 하는데
안녕! 해가 지는구나.
그 해는 무엇에 대한 전조처럼 밝은데서 부터 갑자기 한 낮 안개 - 미약 같은 - 속에 길을 잃어 혼돈 속으로 /찬란한 황금빛, 옷이란 옷들은 모두 벗겨져 /분홍색 여리고 고운 알몸만으로 /언저리만 가늘게 붉어 더욱 사악한/ 몸통이 보이질 않아 더욱 불길한 / 적란운 그 형체도 없는 어두움 속으로 빠져 들어갔었다.
언젠가는 끝이 나는 법
이 무절제한 방랑
이 무책임한 사랑도
이제 막을 내려야 할 때가 된가 보니
내가 두려워하는 건 무엇인가
내 인생이 무의미한 이대로 남는 것
내 인생이 허무한 이대로 끝나는 것
아직도 자신에게 메 달려 있다는 것
할 일은 많은데
아직 때가 아닌데
왜 해가 지는가?
말들의 책임처럼
비도 올 때는 와야 하는 법
목 놓아 울고 싶은데
결국 시원하게 소나기는 내리지 않고
후둑이는 몇 방울 건 장마 비
먼지에 싸여 욕망에 싸여
짜증처럼 얼룩을 털지 못한 그 해가
노랗게 병든 얼굴을 다시 토해 놓을 때쯤
나는 다시 서울로 들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