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자작나무 숲에서 스르릉 숲의 문이 열렸다 무수한 전라의 아비뇽의 처녀들 그가 긋고 있다 바흐 스릉 스릉 스릉 무수한 햇살 활로 아다지오 알레그로 힘차게 콘 브리오 박수치듯 퍼지는 하얀 송진가루 빛 첼로 몸통 곡선 둔부 첼로 음색 입자 냄새 일제히 휘어지는 허리들 아, 테라핀 송.. 쓰기 2012.10.05
가을-강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겄네 (박재.. 가기 2009.10.15
카메라, 팔다 카메라를 처분했다. 딸린 렌즈들도 몇 개 방출했다. 뿐이랴 그간 낮잠만 자던 가방 몇 딱 두 번 쓴 터무니없이 비싼 짓x 삼각대 모두 내보냈다. 슬슬 유혹이 생긴다. 이참에 남은 렌즈 몇알 가방 두 개까지 모조리 처분할까? 그래서 이 물신들로부터 벗어날까? 무엇 때문에 그 많은 것들이 .. 살기 2009.06.05
유월 유열 유월 유열 (六月 流悅) 벚나무 아래 벤치는 못 앉아 있겠네. 버찌가 떨어져서 말야. 바람도 불지 않는데 그 열매 성굵은 빗방울처럼 후둑이나니 떨어져 낭자히 터지는 마음이여 자줏빛 향기도 진하구나. 빛 밝은 유월아침 새하얀 옥양목 같은 마음의 이여 이 색깔 이 무늬대로 그대에 스며.. 쓰기 2005.06.07
차 한 잔 하실래요? 덕유산 덕유산 구천동 드는 길에 식당이 둘 나란히 있는데 한집은 거기 산골 농부가 장사하는 집이고 한집은 전 국가대표 스키선수가 주인이라는데 나란히 문열어놓고 사이좋게 비어있어 어느 집에 가서 밥 먹어야할지 德裕에서 德有를 몰라 난감하더군. ----------------------- 작년(2004년) .. 쓰기 200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