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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섬현상

우두망찰 2005. 5. 19. 11:00

 

 

 

 

 

 

 

 

 


 

연 이틀 흩뿌린 비 탓일까

오늘 아침 하늘이 유난히 맑다.

올 봄은 우려처럼 심한 황사도 한번 없었고 요즘은  

또 일주일에 한번 꼴로 적당히 비가 내려 대기를 씻어주니

숨 막힐 듯한 이 거대 공해도시도 요즘 같아선 살만하다 생각된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숨을 쉬는 거대한 유기체이다.

따라서 그 호흡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원들을 소비하며

그 대사(代謝) 결과로 좋지 않은 부산물(오염물질)을 배출한다.

그 중에서 열(heat)이란게 있다.


아시다시피 모든 사용된 에너지는 최종적으로 열로 바뀌어 소멸한다.

보통 성인 1인당 앉아 일하는 데 시간당 약 110킬로칼로리의

열이 발생하며, 영화관에 가만히 앉아 영화를 볼 때도 100k칼로리,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할 때는 약 850k칼로리의 열이 발생한다.


어디 그 뿐이랴. 백촉(w)짜리 전등 하나는 86k칼로리, 우리가 매일

쓰는 컴퓨터 한대는 약 200k칼로리, 티비. 냉장고. 세탁기. 면도기...


무릇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기계들은 거짓말 않고 입력된 에너지

모두를 열로 배출한다.

심지어 그 열을 식힌다는 에어컨마저도 그 냉방능력에다, 기계 가동을

위한 소비 에너지만큼 더하여 열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니,

연료를 직접 연소시켜 구동하는 자동차야 더 말할 필요 있으랴.


자, 그러면 우리가 잘하는

이 컴퓨터를 앞에 두고 한 시간 동안 글쓰기를 한다면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얼마고, 이 행위로 우리 주변의

공기온도는 얼마나 올라갈까?


개략적 개산으로 조명, 인체, 컴터하여 총열량400Kcal,

그 중에 감지될 수 있는 열(sensible heat)은 약 350kcal,

방의 공기체적을 24㎥로 보면(사방 3m, 높이2.6m)


..... 방 온도를 무려 50℃까지나 올린다.

물론 이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실험실적인 상황이다.

즉 어떠한 곳으로도 열이 새지 않고 기류의 소통도 없다면

하는 가정에서 나온 개산 결과이다.(그러나 놀랍지 않은가?)


실제에서 열은 물과 같이 끈임 없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기류의 소통 또한 이 열들을 쉼 없이 실어 나른다. -바람의 실체가 열 때문이니.^^-

우리가 사는 주택의 경우를 예를 들면 사방 벽, 창문, 바닥, 지붕 등

모든 구조체를 통하여 열이 끈임 없이 손실(loss)되며,

방문을 여닫을 때, 창틈 등 공기로도 끈임 없이 열이 빠져나간다.

(반대로 여름철은 열이 들어온다.-gain. )


따라서 단열이 아주 잘된 현대주택이라 하더라도 겨울철 평당

180kcal정도의 열이 손실되니, 온도가 올라가기는커녕 열을

더해주어야 하는 난방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열섬현상(heat island)이란

좀 낮 선?용어를 요즘 자주 접하게 된다.

좀더 정확하게는 도심 열섬현상이라 해야겠지만....

이 도심 열섬 현상이란 게 다름 아니라, 바로 위의 열거한 여러

우리가 사용한 폐열들이 대기 중으로 신속히 확산되지 못하고(대류)

어느 한곳에 정체되어 주변의 기온을 올리는 현상을 말함이다.

전 지구적으로는 지구 온난화 현상에도 일조하고  


도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시설물이 집중되고, 그것들이 살아 움직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끈임 없이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래서 그 결과 도심 온도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교외지역보다

높다. 심한 경우 3-4도정도 까지 높은 현상도 발생한다.


(실제로 계산도 가능하다. 서울의 면적, 인구수, 자동차수, 전기소비량

가스, 유류등 기타 에너지소비량에다 우리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표면 위

30m까지의 공기 체적을 계산해 온도로 환산하면

-이건 물론 기류이동, 바람을 무시하고 하는 가정에서지만^^)


따라서 도심의 가로수는 12월도 중순이 넘어 크리스마스 때까지도

낙엽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또한 봄에는 잎과 꽃이 먼저 피고


축복일까?


도시의 기온이 올라가니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은 나라에서

난방비도 줄고, 노숙자도 서민들도 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고

우리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1/3이 그 용도로 사용되니

이 비용이 절감되면 국민소득 만오천불 시대는 그냥 되겠네? 

(실제로 우리의 기온이 평균적 유럽대륙만 같다면 그들과의 격차를

훨씬 빨리, 보다 쉽게 줄일 수 있다. - 또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


그러나 이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이 답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다.

지구온난화현상.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극지 설 해빙.

해수면 상승. 오존층 파괴. 자외선 증가, 시력약화, 피부암 증가...

너무나 익숙하고 이루 열거하기도 숨찬 이런 여러 환경파괴 인자들.

(가장 주된 요인은 화석연료 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에 있고,

그리고 지구 전체의 화석연료 소비량 50%를 미국이 차지하지만

그들은 아직 배출량 저감을 위한 국제 환경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피부에 직접 와 닿지 않고

일반인들이 감지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그런 거대담론은 분야 전문가들께 맞기고

우리는 보다 우리 일상에 맞닿은 얘기를 해보자  

열로 시작했으니 열 얘기를 끝을 맺자.


모든 열은 경제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그 밀도가 필요하다.

태양열, 태양광, 풍력, 조력, 수력, 지열 등

이 자연상의 무공해 에너지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것들이 효과적으로 이용되지 못하는 건 모두

그 밀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밀도와 더불어 영속성, 가공성, 저장성등도 문제가 있지만

과학기술은 이 부분에서 보다 효율적인 장치들을 앞으로 계속 고안해 낼 것이다.)


즉 필요한 시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량만큼.


필요 필요하니 정말 피로하다.^^

그래서 여기선 복잡한 수치 들기를 그만두기로 한다.

대신 여기 좋은 실 예가 있다.

요즘 모 지역 부동산값에 대한 논란으로 나라가 다 시끄러운데,

그 진원지쯤 되는 곳에 무슨 왕궁이란 타워가 있다.


쉽게 100평짜리라 치고 그 집의 한 달 난방비용이 얼마쯤 들것 같은가?

짐작하건데 한 50망원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 그 집의 냉방비는 얼마나 들것 같은가?

이건 실제 시험 결과친데 못 잡아도 200망원이상이 들것이다.


창문이라도 열고 싶지만 건물이 높아 창문도 (잘) 못 연다.

(외부풍압, c. effect같은 또 다른 역기능으로)

5월경부터 직사일광이 들어오는 방은 냉방이 필요하다.

그러니 그 가구의 년 간 에너지 소비량 또는 그 비용이 얼마나 들겠는가?

-이것으로라도 거기 살지 않음을 다행이라 자위할까? ㅋ


예전에는 겨울나기 준비가 년 중 일반가정의 큰 행사였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요즘은 여름나기에 훨씬 더 많은 국가적 에너지비용이 든다.

실제로 우리는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 백화점등에 가면

한겨울에도 짧은 소매 옷을 입고 멋을 내는 여인네들을 볼 수 있으며,

어지간한 집이면 런닝 셔츠바람으로 겨울을 난다.


전자의 경우는 지탄받을 일 같지만 실은 건물 내부의

여러 기기의 발열에 의해 겨울에도 오히려 냉방이 필요하며

직접적인 난방비용도 얼마 들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은 형태상 문제가 다르다 

그러니 후자의 경우 우리가 좀 각성하여야 한다.


열섬현상.

분명 얻는게 있다.

그러나 1을 얻는다면 잃는 것은 3이나 4이상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손해 보는 장사다.

그것도 엄청나게.


보통의 건물에서 연간 필요한 에너지 량은 우리나라 기후기준

1평방미터당 약 250-350메가칼로리이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적으로 지어진 건물은 그 소비량을 70에서 100

메가칼로리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약 1/3정도로 준다.)

이것은 단열이 잘되었다는 물리적인 조치만으로 얻기는 힘든 결과이다.

또한 과도한 단열은 봄가을 같은 중간계절 내부 발생 열을 신속히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도록 하므로 오히려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면 그 답은 무엇일까?

바로 열의 순차적 이용이다.(cascade control)

쉬운 예로 욕조에 따순 물 받아 온 가족 때 불리고, 비누칠은 나와서 하고

그물로 빨래 빨고, 남은 물로 걸레 빨고, 그 물을 다시 식을 때까지

버리지 않고 그냥두면 그 열이 전부 집안공기로 전달되니 결과적으로

동일한 열을 세 번 네 번 순차적으로(폭포처럼)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를

말함이다.  

더불어 태양 바람 등 자연에너지, 위와 같은 폐열, 식물, 우수 등

환경생태적인 요소를 저극 활용하면


이것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다.

우리가 무심히 버린 쓰레기가 우리 주변을 어지럽히듯이

적절히 이용되지 못한 에너지는 낭비일 뿐 아니라

그 소멸까지 이차적인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공평하게 우리 모두가 나누어져야 한다.


왜 자본은 위계적이지만 공해는 민주적이라지 않는가.

지혜로운 생활이 필요하다.

 

다음엔 도심홍수에 대해 한번 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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