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울립나무를 아세요?
튤립 꽃도 아니고 튤립나무라?
혹 잘못 안 것 아니유?
-실은 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주변에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었지만 평소
그 이름을 몰라 애태우던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이 알고 보니 바로 튤립나무였지요.
이름을 알았을 때의 그 희열이란... 마치 처음 그 꽃을
보았을 때처럼 생소하고 약간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하하
그렇다고 이 나무가 튤립 꽃처럼 여리거나 연약하지는 절대 않습니다.
훤칠하고 미끈하고 듬직하고 잘 생기고....
플라타너스가 근육질의 우람한 몸매라면 이 나무는 그보다
훨씬 곧고 준수하여 한마디로 귀공자타입이랄 수 있지요.
-잎이 플라타너스, 버즘나무를 닮았지만 보다 작고 매끈하며 털이 없고
수피는 회갈색 세로로 골이 나고, 수형은 쭉쭉 곧아 안정되어 있습니다.
이 나무에 대한 나의 궁금증도 사실 그 꽃으로 하여 시작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만나는 이웃동네
아파트 가로 경계수가 또 이 나무들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누구 맘대로인지 중동이 무참히 잘려 고개
숙여, 고만 그 무안함에 다니던 길을 바꾸어버린 적도 있지요.
(바꾼 길에선 또 수피 푸른 벽오동들이 그리되었지만 ㅋㅋ)
하여간에 이 나무도, 벽오동도 생육조건만 대충 맞으면 아무데서나
쑥쑥 잘도 자라는 건강한 속성체이기도 하다는 얘깁니다.
지금 갑자기
오월 하늘 아래
잘 생긴 그 나무들이 마음 놓고 도열해
힘차게 팔 벌리고 있을
그 가로수 길에 가보고 싶습니다.
연노랑 튤립 같은 꽃
연정처럼 한 아름 수줍게 품고
안 그런 척, 모르는 척, 내색도 않으려는
잘생긴 그 나무들이 보고 싶습니다.
바람 불 테지요.
<튤립나무 : 목련과, 일명 ‘백합나무’>
충북 청원, 대청호를 따라 청남대 들어가는 길이 일품이다.
그 가로수길. 가을
내일 대전가는 길에 들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