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끌려
한 남자가
아무것도 없는 순백위에
발가벗고 누웠다
갓 잡은 신선한 고기처럼 실로 오랜만에 고요다
평화란 이런걸까
시작 전, 여명 전 느낌
아무 색 아무 맛 아무 가미 없는 샘물이 더 맞겠다
여기와 처음 이 음악을 들었다
사냥을 앞둔 사자처럼
우선 갈기 하나하나 올올 세우고 전력을 다함이
성공이 필요한 남자였기 때문이다
멜로디 몇 편 악상
짧게는 1분 길게는 5~6분
아프리카 초원 위를 스치는 바람처럼
생각의 결을 흔드는 살짝 이 음률
이제 일도 끝났으니
그렇지, 메릴 스트립을 생각해도 되겠다
여기로 이끈 이 냄새같은 리듬
맞다. 그 남자 이름은 존 베리였고
로버트 레드포드나 시드니 폴락이 아닌
모짤트는 더욱 아닌
그가 만든
그 여자에게 준 선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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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지금 아무 가림, 거리낌없이
순백위에 영혼이 편히 누웠다는
생각에 따라서는 약간 세씨한 얘기를 하고자함이었는데
오랜만에 이 세상 첫 잠 같은 깊은 잠을 자다
짐작도 할수 없는 낮선 시간으로 끌려나와 문득 든 이 생각
또한 그가 만든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