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벌
벌이 둘인데
한쪽은 곡식이 그득하고
한쪽은 잡초가 그득하고
(사계절, 가을까지의 강화벌을 다녀오다. 같은 장소)
벌이 둘인데
한쪽은 열매가 가득하고
한쪽은 바람이 가득하고
벌이 둘인데
한쪽은 노래가 흥겨웁고
한쪽은 고요가 깊어지고
벌이 둘인데
한쪽은 햇빛이 환해지고
한쪽은 그늘이 길어지고
어떻게 살 것인가?
들숨과 날숨
하나는 배부르게 하고
하나는 가볍게 하고
하나는 채울거리 가득하고
하나는 담을거리 가득하고
하나는 육신을 살찌우고
하나는 영혼을 쓰다듬어
바람이 부는 까닭
흔들리는 이유이라
(부제 : 나는 왜 왔다 갔다 하는가? )
오랜만에 가 본 이곳은 아주 도회풍으로 데크가 놓여
이 글처럼 사변적(도식적)으로 변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