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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길

우두망찰 2009. 10. 21. 12:26

 

 

 

 

 

 

 

 

 

 

 

 

 

 

 

 

가을 기행




 

1. 프롤로그


이 가을에 가보고자 했던 산이 두 곳 있었다.

하나는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이르는 길

즉 수렴동 계곡이고

또 하나는 작년 봄 벗들과 함께하여 고즈넉이

하루를 온전히 즐겼던

강릉시? 연곡면 부연동 계곡이다.


둘 다 걷기에 최적인 완만한 계곡 숲길


토요일 

날씨가 궂고

갔으면 했던 인천대교 개통행사 (걷기와 자전거대회)

둘 다 정원초과, 등록실패로 갈 수 없어 그날 하루 조용히 숨죽이기로 하고

 (예전 서해대교 개통시 다리 밟기 행사에 참여, 좋은 기억이 있다.)

 

 

 


일요일 새벽

출발 전까지도 두 곳을 두고 마음속 저울질로 갈등이 있었는데

- 산사음악회를 다녀온 마눌 왈, 오대산 단풍이 절정이더라.

- 백담사, 다 조은데 드는데만 몇 시간, 인파로 아까운 시간 입구서 다 허비할 수도

- 단풍은 좀 못하더라도 대신 여기는 이 나무가 있잖아.

- 다문다문 행락객만 있는 여전히 한가로운 여유가 있을 거야.


그래 한적을 택하기로 하고

친구와 둘이 출발한 시간이 아침 여섯시 반

놀토가 아니어선지, 아직 시간이 일러인지 경부, 영동에 이르는 고속도로는

어디하나 막힌 곳 없이 시원하고 

원래 진부에서 내려야겠지만 하나 전 속사IC에서 내려 옛길 따라 구불구불

산 하나를 넘는다. (국도연변 시골풍경 즐기기 그만이라 평소도 잘 그러한다.)

 

 

 

 

 

 

 

 

 

 

 

 

 

 

 

 

 

이제사 겨우 아침 아홉시반.

이른 시간이 기분을 더 좋게 하는데

남북 태백산줄기를 기점으로 영서, 바야흐로 100% 가을의 절정이다.

진 고개. 해발 900을 올라서니 벌써 산록은 겨울 그림자가 드리우고

 

 

영을 넘은 영동, 풍경이 일변한다. 이제 막 70%쯤의 가을.

나뭇잎 아직 푸르고

바다의 힘. 같은 위도 영서는 사과, 감, 대나무가 안 되는데

영동은 위 것들이 지천이다.

좋다. 가득 참도. 이행의 도정에 있는 것도.

 

 

 

 


드디어 비밀스런 통로에 접어든다.

~

 

 

 

 

 

 

 

 

 

 

 

 

 

 

 

 

 

 

 

 

 

 

 

                                  굽이굽이 내려다 보는 지나온 길

 

 

 

 

 

 

 

 

 


이제부터 그림으로 대신하지만

하나 먼저 밝힐 것은 그날 그 계곡에서 딱 사람 11명 만났다는거.

도착지 차를 세워두는 곳에 적어도 차량이 10대는 되겠지 했는데

딱 한 대 있었고

긴가민가하고 계곡을 건너 길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초입에서

내려오는 일가족 4명을 만났다.

묻지도 않았는데.

“아 좋네요. 길을 잘못 들어 얼결에 들어섰는데 세상에 이런 곳도 있습니까?”

“녜, 이런 곳도 있는가 봅니다. 그럼 혹시 저 밑에 세워둔 차가 선생님 차?”

“녜, 맞습니다. 맞고요.”

- 이어지는 장황하고 수습 안 되는 감탄사.

‘뭐야, 그럼 이 산중에 아무도 읎고 너구리 오소리 멧돼지,,, 그리고 우리 둘만 있다는 거야?’


몽둥이라도 하나 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다가 할 수 없지 뭐.

그냥 가는데 숲에 난 두 갈레 길. 싯 구절처럼 펼쳐지고

에라, 저번엔 왼쪽 숲길을 택했는데 이번엔 오른편 계곡 쪽으로.

한참을 올라가 다시 계곡을 건너게 되었는데

어라, 산속에서 내려오는 일련의 무리들.

오잉, 모두 여성분들이네. 아니다. 마지막 한명이 남자. 모두 합해 6명

(이제 1명 남았다.)


“안녕하세요? 폭포까지 다녀오시는 겁니까? 위에 사람 누구 없습디까?”

“Sp, Sp, Sp"

??? (SP는 녜의 연속.) 

모두 볼에 홍조가 발그레한 문학소녀 풍 아줌니님들.

와이 낫? 억양으로 합창해 “너무 좋지 않아요?”

 

‘왜 아니겠어요. -_-’


여자들은 용감하다. 특히 무리지은 아줌마부대는.

아마도 서너채. 입구 민박집에 투숙했던 모냥.


그나저나 클났다.

단둘이서~ 

 

이 거대한 자연을~

 

하루 죙일 대적해야 한다니~

 

이건 머무 하잖아. 중과부족도 이런 중과부적.

대충은 그래도 균형이 맞아야지.

이런 기막힌 일이 요즘 세상에도 일어나다니~~~~ㅠㅠ




 

 

 

 

 

 

 

 

 

 

 

 

 

 

 

 

 

 

 

 

 

 

 

 

 

 

 

 

 

 

 

 

 

 

 

 

 

 

 

 

 

 

 

 

 

 

 

 

 

 

 

 

 

 

 

 

 

 

 

 

 

 

 

 

 

 

 

 

 

 

 

 

 

 

 

 

 

 

 

 

 

 

 

 

 

 

 

 

 

 

 

 

 

 

 

 

 

 

 

 

 

 

 

 

 

 

 

 

 

 

 

 

 

 

 

 

 

 

 

 

 

 

 

 

 

 

 

 

 

 

 

 

 

 

 

 

 

 

 

 

 

 

 

 

 

 

 

 

 

 

 

 

 

 

 

 

 

 

 

 

 

 

 

 

 

 

 

 

 

 

 

 

 

 

 

 

 

 

 

 

 

 

 

 

 

 

 

 

 

 

 

 

 

 

 

 

 

 

 

 

 

 

 

 

 

 

 

 

 

 

 

 

 

 

 

 

 

 

 

 

 

 

 

 

 

 

 

 

 

 

 

(자가제작 망찰표 복분자)도 한잔마시고

잠시 잠에서 깨어 일어나면

립반윙클처럼 100년은 훌쩍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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