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이네 충만식당
김제 만경 들판에 가
왼 죙일 자전거나 탔으면 하고 나섰다가
차가 하 밀려
‘다 똑같지 뭐. 들판은’ 비겁하게 합리하고
중간에서 새
바다를 이웃하고
반도 가장자리를 따라 끝에 도착하니
자그마한 항구
크고 정색한 집들을 외면하고
노변 간이음식점 충만
가게 안에선 익힌 음식도 날 음식도 못 먹게 한다는 법으로
밖에서 먹어야 한다기
‘그 참, 내가 바라던 바이외다.’
선명한 햇살, 그보다 더 선명한 색깔 파라솔
맨 돌가리 공구리 바닥에 앉아
하얀 스티로폼 생선상자를 상床으로 상賞을 받자니
참, 탁월한 선택. 이만한 풍광이야 없지
스스로 흡족해 ‘잘했어’를
몇 번이나 되뇌는데
회 맛까지 쥑여 (참돔회)
할머니 따라 가게를 지키며
말벗이 되어 준 희진이?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손님상도 치울 줄 알고
나중에 나타난 쥔장
슬그머니 수족관 갑오징어 한 마리를 멱따
끓는 매운탕 국물에 스리슬쩍 말없이 넣어주는 솜씨
한잔 받으라니 기어코
술은 입에도 못 댄다 손 사레를 치고
바다는 바야흐로 오후햇살에 눈도 못 뜰만큼 빛나고
(안면도 영목항 20091009)
행성의 발코니 끝에 앉아 밖을 내다보다.
이 섬을 발견하고
그곳에 들어 처음 생각한 이름
‘행성의 툇마루 끝에 앉아 밖을 내다보다.’
이것이 나을까?
툇마루? 발코니?
우주를 내다보다. 이건 너무 쎄고
밖을 내다보다. 이건 마음에 드는데
이 사진을 보고 지구의 끝에 걸터앉은
느낌이 날까?
이상하게 팽나무 한그루.
이상해 다시 한 번 찬찬히 뜯어봤는데
분명 팽나무가 맞아
어린왕자 풍으로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어른어른 결 고운 사구그늘에 누워
깜박 단잠 한숨 달게 자고 나오는 길
도요무리들이 팔랑팔랑 깝죽대고
내 그림자 길~고
섬의 숨소리는 깊고
손 흔들며 다시 들어오는 바다
미지근 남아있던 술기운
어느새 씻은 듯 개운히 걷히고
-배경그림-
*1 희진이
*2.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