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버님 기일이었다.
예년이면 상상도 못했을? 이 계절 나들이 한번 못하고
일에 치여 허덕이다보니 어제도 마찬가지
좀 일찍 해 있을 때 나서 느긋이 차 창가로 흘러가는
가을이나 완상하려 했는데
설서 이미 꽁지가 빠지는 해를 �아
더 꽁지 빠지게 내달려 겨우 제 시간에 댈 수가 있었다.
(여튼 어제 날씨하며 노을이 일품이었는데~ ㅉㅉ )
다 차려진 제상 앞에 엎드려
얼마 전 당신 곁에 가신 어머님 안위, 당부까지 여쭙고 나니
음복을 하는 둥 마는 둥 다시 돌아서 올라와야 할 형편
이미 빠른 차는 끝났을 터
간만에 심야버스에 누워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이상하게 편안하게 느껴지는 달디 단 잠에 빠져들었는데
잠결에서도 가끔 지금이 어디쯤
한번 쉴 때도 되었지 하며 문득
어둠속에서 혼자 눈을 뜨게 되었는데~
아니 이게 뭐야?
짐작한 지경은 전혀 아니고 풍경도 낮 선데
창가에 가득 밤바다가 펼쳐져 있는게 아닌가???
푸른 밤바다
버스는 깊은 산속 푸른 밤을 사정없이 내달리고 있었다.
나는 몇 안탄 그 버스 통짜유리 앞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던 셈이고
별.
거기엔 그 옛날처럼 별들이 가득했다.
유난히 어제 날이 맑아서 여리라.
아니면 잠시 비가 왔을 수도 있고.
그래서 마치 타이타닉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그 배의 갑판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는 듯
별이 총총했는데... (신기하게도)
금강휴게소려니 여기던 곳은 문경 괴산 충주를 가르는
내륙고속도로였었고, 대전이려니 여기던 곳은 충주.
그 별빛 찬연한 밤바다는 여주지경까지 따라왔던 것이니
그 이후로 안개에 매연에 불빛에
묻히어
스러져 제 고향 하늘로 돌아 간 것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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