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 언저리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자식이 무슨 소용 있을까
늙고 병들고 정신을 놓은 요즘
평소 그녀하면 떠오르던 요소,
이를테면 솜씨, 손끝,, 마음씨,,, 맵씨. 하물며 외모, 입성.~
인간적 존엄은 두고라도 그 총체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이제 그녀에게는 단편적 기억과 본능만 남았다.
번데기처럼 오그라들고 깡말라
음식을 탐하며,
흘린 음식의 앞섶 얼룩을 감지 못하는~
기억의, 생각의 길이가 겨우 20초를 넘지 못하는~
마지막인 듯 목욕을 시켜드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혀
돌박이 어린아이처럼
손잡고 소풍을 나선 아침.
그 소풍은 두 시간을 넘지 못했다.
거동도 그렇지만
이십초 이상 가만히 있지를 못하기 때문.
그 수성못가에서의 50m 산책.
그것도 서너번 쉰.....
그것이 이생에서의 그녀와 마지막 데이트였을까?
.
.
.
.
“나 가요.”
"........."
끝내 대답 않던 그녀를 두고 돌아서는 길.
감나무.
산다는게 뭔지~
사람이란건 또 뭔지~~
<1년전 이맘때 그녀와의 소풍, 강화도>
<1년 전 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