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회룡포 언저리

우두망찰 2007. 5. 9. 10:05

 

 

 

 

 

 

 

회룡포 언저리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자식이 무슨 소용 있을까

늙고 병들고 정신을 놓은 요즘

평소 그녀하면 떠오르던 요소,

이를테면 솜씨, 손끝,, 마음씨,,, 맵씨. 하물며 외모, 입성.~

인간적 존엄은 두고라도 그 총체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이제 그녀에게는 단편적 기억과 본능만 남았다.


번데기처럼 오그라들고 깡말라

음식을 탐하며,

흘린 음식의 앞섶 얼룩을 감지 못하는~

기억의, 생각의 길이가 겨우 20초를 넘지 못하는~


마지막인 듯 목욕을 시켜드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혀

돌박이 어린아이처럼

손잡고 소풍을 나선 아침.

그 소풍은 두 시간을 넘지 못했다.

 

거동도 그렇지만
이십초 이상 가만히 있지를 못하기 때문.


그 수성못가에서의 50m 산책.

그것도 서너번 쉰.....

그것이 이생에서의 그녀와 마지막 데이트였을까?

.

.

.

.

“나 가요.”

"........."

끝내 대답 않던 그녀를 두고 돌아서는 길.

감나무.  

 

 

 

 

 

 

 

산다는게 뭔지~ 

 

 

사람이란건 또 뭔지~~

 

 

 

 

 

 

 

 

 

 

 

 

 

 

 

 

 

 

 

 

 

 

<1년전 이맘때 그녀와의 소풍, 강화도>

 

 

 

 

 

 

<1년 전 초상> 

 

 

 

 

 

 

 

 

 

 

 

 

  

'듣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7.05.28
봄- 과수원, 숲  (0) 2007.05.11
생울 바자2-2  (0) 2007.05.02
생울 바자2-1  (0) 2007.05.01
봄 -살다가  (0) 200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