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살다가
둘이 살다가
혼자 남고
그마저 사라진다.
없다.
햇살 아직 밝고
봄 흐드러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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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연한 봄이다.
가는 봄이 아쉽다.
저녁 무렵 차를 몰고 느릿느릿 아파트 안 봄 구경을 하다가
우연히 소로 길의 노부부를 보았다.
잘 살았다. 거동이 그리 원활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온화한 얼굴에 편안한 모습.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천천히
봄 속으로 걸어갔는데 잠시 한눈팔다 다시 보니 한사람만 보였고
다시 돌아보았을 땐 그마저 비어 있었다.
갑자기 슬퍼졌고 눈물이 났다.
그래 봄이 다시 오겠지만
우짰든 햇살 밝을 때 신이 베풀어 준 이 제전
충분히 음미하고 만끽할 일이다.
아, 이 봄 냄새.
<한강 반포둔치 유채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