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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16 바람-1

우두망찰 2006. 10. 24. 17:00

 

 

 

 

여행이란 뭘까?


한마디로 그건 나는

서보고 싶은데 서보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바로 이런데.

 


길을 가다 문득 마음이 내켜 잠시 서보는 거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러 보는 거.

 

어떤 설명, 양해 없이도 있고 싶은 만큼 있는 거.

 

머물러 가만히 음미해 보는 거.

 

음악을 듣는 거.

 

잠시 메모하는 거.

 

피곤한 몸을 잠시 기대어 누워보는 거.

 

그냥 바라다 보는 거.

 

그러다 내 몸속으로 바람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거.    

 

 

 

 

 

 

 

 

 

 

 

 

 

 

 

 

 

 

구룡포 지나

구룡포 해수욕장 지나 이 언덕은 내게 특별하다.

 

몇 년 전 한 이태동안 난 이 언덕, 이 동네 이 집과 인연을 맺고

몇 차례 드나들었던 것이다.


<전략>

 

아무런 가림 없이 자연에다 방기하고 해제하고 내던져


모래결 바람결 바위결 거친 사포로 연마한 그 쓰리고 아린 상처를


마지막 소금물로 소독하고, 자 이제 돌아가야지


신발을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

마음에


지난여름의 상흔, 차고 맑은 샘물이 솟아납니다.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가을입니까?


상처가 깊어 샘이 깊습니까?


차올라 나를 체우고 이윽고 넘쳐 마지막 이 여름의 짠 내,


살비듬 같은 포말, 이명 같은 파도소리를 다시 헹구어줍니다.


깨끗이, 발가락사이 모래도 잊지 말고 털어내야겠군요.

바다가 저만치 물러나 아득합니다. 까르륵 웃습니다.


안녕. 나는 언덕에 서 있습니다.

 

 

 

 

 

*

가을 햇볕에 몸을 말리고


묵은 때 굳은 살 해묵은 각질 상처딱지는 잘 갈무리하여


흉터 없이 잘 탈피할 수 있도록 애써 보살피고


바다에게. 다시 너는 에너지를 모으렴


나는 영원히 길 위에 있을 거야. 내 상상력이 형편없지 않도록~

 

<후략> 

 

 

 

 


 

 

 

 

 

1. 꽃 무릇

2. 마파도. 백수해안도로

3. 길을 잃다.

4. 주암호

5. 꼬막

6. 순천만 갈대

7. 남해

8. 새들은 모두 해뜨는 곳으로 날아갔다.

9. 세상에 가장 친절한 안내판

10. 미조

11. 물건

12. 매를 보다

13. 아팠다

14. 10.3일 새벽

15. 10.4일 on Air

16. 을숙도 몰운대 다대포 하단

17. last day

18. 나의 첫 바다

19. 동해남부선

20. 아, 간절곶

21. 영광 고리 월성 울진

22. 온산

23. 정자 감포

24. 구룡포

25. 구룡포 해수욕장

26. 바람-1

27. 석병리 가는 길

28. 등 뒤가 뜨거워지고 있다.

29. 돌지않는 풍차

30. 영일만 구만리

31. 바람-2

32. 만의 가장 깊은 곳

33. 7번국도

34. 바람 -3

35. 바다 -1, 2, 3, 4, 5, 6, 7.......

36. 산으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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