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4계 (파)

우두망찰 2005. 11. 3. 19:35
 

 

처음/ 2004년 10월 15일.


처음은 이랬다. 그녀는 이미 나래를 접고 외면하고 있었다.

깊은 슬픔. 그러나 어디선가 개 한 마리 나타나 한참을 말없이

동행이 되어주었고, 간신히 만난 초면의 몇 사람들과는 마치 오랜 지기들처럼

긴치 않는 얘기들을 길게 하였다.

 

 

 

 

 

 

 

 

 


 

 

 

그리고 겨울이 한참을 깊었을 때

나는 다시 찾았다.

 

 

 

 

 

눈은 대체로 무릎 깊이를 넘긴 적설이었지만 바람이 쓸어 높낮이가 모호해졌으므로

발길의 흔적을 조금만 벗어나면 쉽게 허리깊이로 빠져 조난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체력소모가 적어도 세배는 되는 이 눈길에서 체력 떨어지고, 눈오고, 거기다  날이 어두워진다면....

 

겸손하라.

 

 

 

그러나 유난히 햇살이 밝아 따사로운? 날

 

(같은 곳. 가을 풍경  : 앞으로 풍경은 가능한 같은 장소를 중첩하여 시간의 변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귀하게 알파인이 아닌 노르딕 스키어도 보이고  (묵정밭으로 소개되던 곳)

 

모든 나무는 숨을 쉬어 최선을 다해 견디고 있었다.

 

(실제로 참 감동스런 장면이었다.

햇살이 밝았지만 매서운 칼바람, 영하10도는 기본인 이곳에서

크기에 관계없이 나무들은 그 미약한 체온을 내뿜어 주위의 눈을 녹여

추위에 맞서고있었으니, 아래의 봄 가을은 이 강인한 의지의 산물이 아닐지.)

 

 

 

초입 숲길을 벗어나자 눈길이 아직 개척되질 않아 1/5지점 정도에서 되돌아 나오다.  

05년 2월 27일의 일이었다.


 

 

 

 

 

 

 

 

 

 

 

 

 

 

 

 

 

 

 

 

 

 


**

자작

(건드려 원본을 보세요^^)

 

 

 

 

" 바람도 없는 무거운 정적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그 초록 피 같은 신선한 밝음.

나는 이 자작의 밝음을 도저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날 다녀와 남긴 나의 기록이다. 

아래 그림은 지금쯤의 모습일 것이다.

 

 

 

어디 자작뿐이랴

겨울, 아무런 특징없이 그저 평범하여 밭둑 덤불같던 잡목이

 

세상에

그 이쁘고 환한 야광꽃의 주인공이었으며

 

단풍

 

열매

 


또 갈대는 어떠한가

 

 

북풍한설을 이기고 새 생명의 푸른촉수를 내밀고 있었다.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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