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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쌈

우두망찰 2005. 5. 25. 18:54

 

 

 

 

 


 

곰취 쌈


대충 정리하고

이제 좀 조용하니

여유와 안정을 찾다.

이 시대 문장가란 김 훈이 한 말이라든가?

먹고사는 일만큼 거룩한 일이 없다고.

맞는 말이다. 듣는 순간부터 고개가 끄덕여졌으니.


*

지난 주말

위의 사진으로 나열된 지역을 다녀오다.

첫 꽃들부터 보러, 잎 나기 전 초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여의칠 못해 (갔더라도 통제로 산에 들기는 어려웠겠지만)

미루다, 오대산 하다

출발하며 즉흥적으로 이 장소로 바꾸다.


이유는 단지 그보다 한참은 한적할 것 같았고

시간 일렀고, 하루의 여유가 더 있었고, 그리고

산 아래 동네에 아는 이가 새집 지어 둥지를 틀고 있었으니...


지금 계절이야 꽃을 보기는 좀 어중간한 계절이다.

봄꽃은 대충지고 여름 꽃은 아직 이르고...

(하지만 그 중간 경계계절이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꽃만이 꽃이랴. 살아있는 모든 것이 경이인데. ㅋ

어쨌든 장마가 시작되기 전 유월에는 처음 계획대로 다시

가보기로 하자.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진동리, 강선리.

이름하여 우리나라 최고오지.

3둔4가리. 점봉산 곰배령. 야생화 천국.


여섯시 반 출발. 양평 홍천을 한달음에 지나고

44번국도 철정검문소에서 분기하는 451번 지방도로를 지나,

신남에서 분기하는 사잇 길.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었던 446지방도로를 택한다.

안내판과 다르게 포장은 다되어 있었지만 군사용이어선지

민간차량 하나 조우하기 힘든 한적한 길.

-그러나 굳이 가보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31번 도로 상남 지나 현리 못 미쳐 첫 번째 자작나무 숲을 만나다.

 

아침이었지만 날이 흐려 그렇게 주변이 선명치 못했는데

그 신선한 초록을 두고 어떻게 그냥 지나칠수 있었겠는가?

햇빛 나고 바람 불었다면 그 반짝임을 또 어떻게 맞이했으랴만 ^^

 

잠시 머무르며 그들과 조우하다. 

그 바람도 없는 무거운 정적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초록 피 같은 신선한 밝음.

나는 이 자작의 밝음을 도저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열시. 강선리 입구 도착. 통제. 우여곡절 끝에 입산.

산행. 모 대학 식물연구소 멤버와 조우.  열두시 곰배령 도착.

점봉산 통제. 집으로 중간보고. -이상 무.

그러나 바로 이상 발생. 꽃과 초록 싹에 취해 스틱분실.

(리키, 체코제, 티타늄재질, 금십망원상당, 보시고 열락하시는 분 후사함 ^^)


Anyway

산은 온통 초록바다였고, 새싹들로 싱그러웠고

하늘까지 초록, 나도 초록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귀한 귀룽나무 꽃과 처음 조우했고, 지난겨울 폭설속의 나무가

야광나무란 것도 알았고, 나무들 늠름했고, 다 잘 있었음.

나보고 대신 안부 전해 달라 함. g^


돌아오는 길 연변 나무사진을 좀 찍었는데

늦은 시간이라 빛이 부족했고, 성능이 따라주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지만

아순대로 ㅎ....


내려와 지인 집에 들림.

(스틱 찾느라 시간을 허비해 좀 허둥거림.)

곰취를 한 이백 장 얻음. 30cm x 40cm x 5cm두께


참취는 자주 접하고

평소 쌈을 즐겼지만 곰취는 그 짙은 향 -약간 쓴맛, 넓은 잎의 억셈에

쌈으로는 좀 부담스러웠는데.....


하여튼 결론은

그건 참, 뭐를 몰라도 한참을 몰라 한 헛소리

기우였음.


얼마나 맛있는지 어제 밤까지 연속 4일을 내리 먹음.

주로 그것만.

해발 1000m 청정지역 그늘아래서 잎이 핀 부드러운 무공해 곰취 잎!

(느낌표 붙임.)


-클수록 맛이 더 깊은 듯. 어른 손바닥 두배.

그러나 그늘에서 나고 토양 성분이 좋아 빨리 자라인지

억세지 않고 향도 아주 좋음.


이제 다 먹음.

떨어짐.

또 먹고 싶음. ^^  

(그 지역 주민들에게만 일정량 채취가 허락된다 함.

나 같은 방문객은 지천인 꽃 밟지 않도록만 조심하면 되고 ㅋ)

 

 

나무

삼형제 나무 

 


 

 

아직도 버들


 

<현리 소나무> 해질녘

 

떠난 나무? 떠난 스틱?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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