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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1

우두망찰 2014. 3. 18. 18:15

 

 

 

 

 

 

 

 

 

 

 

 

 

 

 

 

 

 

 

 

 

 

 

 

 

 

 

 

 

 

 

 

 

 

 

 

 

 

 

 

 

 

 

 

 

 

 

 

 

 

 

 

 

 

 

 

 

 

 

 

그곳에 가보기로 하다

 

 

 

마음흐름이 몇 가닥 있었다.
갈까 말까?
간다면 어디를 갈까?
가는 게 과연 좋을까?
결정은 오후 늦게 내려졌다. 전화를 받고 나서였다.
기다린 일이었고 타동사인 이유다.

당분간 짬이 나지 않을 수 있었다.
충전이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보태어졌다. 
새로운 방법으로의 시도다.
혹시 몰라 예약을 부탁한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지막 심야버스표가 매진이라 바로 전의 표를 예약했다는 것이다.
‘이외군.

그리 붐빌 수도 있다니.’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을 먹고, 간소히 행장을 꾸리고, 샤워를 하고
다시 집을 나선 시간이 10시 50분.

충분할거야.
하지만 시간은 넉넉지 않았다.
금요일 늦은 그 시간 전철은 뜸했고, 붐볐고, 환승은 더뎠다.
그 시간 전철 안 풍경이 어떤지, 어느 칸쯤이어야 환승에 편한지
또 몇 번 출구로 나가야 터미널에 가까운지 모두가 익혀두고 싶은
새롭거나 성긴 경험들이었다.

 

 

 

 

 

 

 

 

 

 

 

 

 

 

 

 

 

 

 

 

 

가는 내 자면 될 거야.
나는 버스에서도 잘 자니.
한숨 푹 자고 나면 거기 새벽항에 닿겠지.
하지만 생각과 달리 잠은 숙면이 되질 못했다.
왜 이럴까? 아직도 떠남에 대한 어떤 설렘, 기대가 남아서일까?
몸이 너무 피곤한가?
침대처럼 눕혀진 의자는 그리 불편치 않고, 마음도 평온한데.
자정 10분전에 출발한 버스는 30년 전처럼 만석이었고 모두 잠들어 깜깜했다.
이것 때문이군. 이어폰을 뺐다. 단조로운 엔진음. 스르르 비로소 잠이 들었다.

 

 

 

 

 

 

 

 

 

 

 

 

 

 

 

 

 

 

 

 

 

 

 

 

 

 

 

 

 

 

 

 

 

 

 

 

03시 50분
얼떨결에 쳐다본 도착시간. 날은 춥지 않았고
그런대로 잠을 자 컨디션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출발 전 샤워로 씻어야겠다는 욕구가 많지 않았지만
새 땅, 새날, 새 기분으로 맞으면 더 좋겠지.
그 시간 마땅히 갈 곳도, 할 일도 없으니.

 
연안여객 터미널 부근 목욕탕으로 좀 데려다 주시오.
첫배가 아침 7시라니 나중을 위해 터미널 먼저 들러
길 설명을 해주고 가는 게 좋겠구랴. 아침은 뭘 먹으면
좋은지도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고. 기사양반.

 

 

 

 

 

 

 

 

 

 

 

 

 

 

 

 

 

 

 

 

 

 

 

 

 

 

 

 

 

 

 

 

 

 

터미널에서 5분 거리란 그 찜질방.
온욕조에 느긋이 몸을 풀고 샤워를 느리게 느리게 마쳤지만 그래도 일렀다.
그러고 보면 40분 늦게 자정 반에 출발하는 그 막 차가 제격인데...
토막잠을 청했지만 그나마 주변이 어수선해 포기하고 찜질방을 나섰다.
작고 한갓진 옛날식 목욕탕이었으면 좋으련만. 
하기사 그런 유물이 아직 남아 버틸 재간이 없었겠지.
부두를 끼고 한적한 새벽을 걷는다.
날이 맑다. 달이 밝다. 오늘이 보름, 그러니 지난밤이
열나흘 달이라고 좀 전 그 택시기사가 말해줬었지.
남자 혼자걷기도 너무 적막한 그 5분길은 실제 10분쯤 걸리는듯했고
여성분들에게는 추천할만한 방법, 시간이 아니다.
(낮에는 대단히 활기찬 곳이지만)   

 

 

 

 

 

 

 

 

 

 

 

 

 

 

 

 

 

 

 

 

 

 

 

 

 

 

 

모르는 건 묻자
혹시 몰라 여객터미널 앞 불야성인 낚시가게 쥔장에게 물었다.
“벌써 표를 팔고 있을걸요.”
아니 벌써?
‘어제 밤 버스가 그리 붐빈걸 보면 매표가 늦으면 첫배를 못 탈지도 몰라.’
표를 먼저 사고 아침식사, 자투리 시간에 항구새벽시장구경을 하기로 했다.
여나믄 명이 먼저와 기다리고 있고 유니폼을 입은 매표소 아가씨도 왔다갔다 들락인다.
하지만 10분, 20분, 사람은 한둘 늘어나고 연화 욕지로 가는 매표는 시작했는데
정작 매물도 행 창구는 열리지 않았다.
다시 묻는다.
“아마, 6시 넘어야 나올걸요.”
헐,,, 아침이나 먼저 묵자.
터미널을 빠져나와 또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여서 시락국 맛있는 집이 오데요?”
“조 집이요.”
지나치기로 마음먹은 터미널 바로 앞집이다.
얌전히 그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다.
장사하는 이는 둘이다. 남, 홀, 여, 주방.
둘 다 젊다. 내외간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행히 우려와 달리 맛은 괜찮았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더 이상 그 재료로 어떻게 해 볼 수 없을 만큼
담백하고 심심하고 순했다. 반찬은 순하지 않았지만.
아침 잘 먹었다.
(통영연안 여객터미널 새벽에 가벼운 아침을 원하시면 길 건너 바로 맞은편
가장 가까운 그 시락국-시래기국, 집 추천이다.)

 

 

 

 

 

 

 

 

 

 

 

 

 

 

 

 

 

 

 

 

 

 

 

 

 

시장구경을 뒤로하고 매표생각이 나 다시 터미널로 행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가?
그 10분, 20분 사이 세상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듬성듬성 한적하든 그 대합실이 인파로 가득하다.
도대체 어디 있다 이리 삽시간에 쏟아져 나와 가득 메웠을까?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표는 살 수 있었다.
“돌아오는 배표는 오후2시 것으로 주세요.”
평일은 하루 세 번 도선이 오가는데 주말에는 임시 편 더해 5~6번 운항하는가 보다.
“12시 40분배로도 충분히 보시는데....”
매표소 아가씨는 거기서 더 시간 허비할 필요 있겠느냐는 표정으로 표를 내주었다.
‘하지만 내 셈이 맞을지도 몰라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그간 경험으로 내 스탈은 한곳이라도 진득이 제대로 보자로 바뀌었다우.
하지만 내심 그럴지도 모른다 약간 흔들리기도 했었다.

 

 

 

 

 

 

 

 

 

 

 

 

 

 

 

 

 

 

 

 

 

 

 

 

 

 

6시 20분.
아직 시간이 충분하군.
이제 시장구경이라도. 하며 바로 앞 서호시장으로 다시 나서려다 혹시 하고 또 물었다.
나는 묻기도 잘한다.
매물도 가는 배는 몇 시부터 승선하냐고? “헐!”
또 헐이다. 오늘 벌써 몇 번째냐?
결코 내가 눈치 없거나, 호들갑처럼 치매 전조거나, 순발력 판단력 인지능력이 모자라거나
벌써 퇴화해서가 아니다.  (외려 앞선다 자부다. 험. 험.)
“아마 1번 개찰구로 승선하고 있을걸요.”
“?? 이미?”
역시 안내판은 없다. 승선표에 승선 홈이 나와 있지도 않다.
(눈) 부라려 찾으니 살짝 꺽여 또 다른 승선구가 있다. 한산하다.
시장구경을 뒤로하고 배에 올랐다.
아래 선실로 들었다. 아직 한산한 배, 신발을 벗고 자리 잡고 누웠다.
실로 오랜만이다. 배에 누워본지. 낚시 배타고 새벽원정 출조 다닐 때 이후 처음이니
십년 넘었나? 두 시간이랬지, 잠이나 푹 자야겠다. 하지만 그 꿈은 야무졌다.
곧이어 무리진 단체손님이 들어 닥치고 자리가 비좁아져 일어나 앉아야 했다.
하지만 다시 자리가 정리되니 비좁으나마 반쯤은 누울 공간이 생겼다.
잠을 잤다. 푹.
도착까지.
그리고

 

 

 

 

 

 

 

 

 

 

 

 

 

 

 

 

 

 

 

 

 

 

 

 

 

 

 

 

 

 

 

 

 

 

 

 

 

 

잠들기 전 이런 생각 하나를 했다.

오늘 이 경험, 꼭 글로 남기자. 그래서 나처럼 홀로, 문득,
낮선 곳으로 길을 나서는 사람 중 통영, 소매물도 가는 사람들께
작으나마 불편을 들 실용 길라잡이 안내를 하나 하자.
아무리 인터넷 검색이 완벽하다 해도 이런 작은 산 경험, 유용할 것이 분명하니~
그래 이 글을 쓰는 이유다.
할 얘기는 거정 다 했다.
잠나라 들기 전 요점 정리를 한번 더하면

 

 

 

 

 

 

 

 

 

 

 

 

 

 

 

 

 

 

 

 

 

 

 
- 막차를 타라 (단 예약은 필수다.)
- 그렇지 않으면 찜질도 목욕도 다 시간이 어중간하다. (1시간쯤 낭비)
- 배승선 매표는 06시 이후부터다. (너무 이르거나 늦지 말라)
- 아침 시락국 집은 터미널 바로 앞집 밝은 집도 맛있다. (담백한 음식을 좋아한다면)
- 배는 여유를 갖고 일찍 타라.
    (지정석 없는 모두 3등 선실 식으로 아무래도 편한 위치를 얻을 수 있다)
- 멀미에 민감하다면 패치를 붙이거나 아래 선실 이용이 롤링에 보다 대처 용이할 것이다. 
- 보통걸음, 가봤다는 정복개념이면 코스일주에 3시간이면 된다. (90% 이상 대부분)
  하지만 느리게 걷기엔 하루가 모자랄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치 말기를~ 

 

 

 

 

 

 

 

 

 

 

 

 

 

 

 

 

 

 

 

 

 

 

 

 

 

 

이제 즐기시는 일만 남았다.
즐겨주시길 ^^

 

 

 

 

 

 

 

 

 

 

 

 

도착

인파가 지나간후

마지막에 남아 카메라를 꺼내 조립하고

돌아본 접안부두와 돌아가는 여객선

 

 

 

 

 

 

 

 

 

코스를 어떻게 잡을까

그야 엿장수 마음이지만

갈때는 기대와 힘이 남아있으니 긴코스

바다를 끼고 좌로 우회

분교에서 정상 망태봉쪽으로 올라

전체 조망을 하는게 좋고

(돌아올때는 힘이 빠져 다시 고지정복이나 우회로가 귀찮을수도 있다.)

등대섬으로의 진입은 물때가 받쳐주어야

가능하니

누구나 한번가 다 볼수있는건 아니란걸

나중에야 알았다.

 

 

 

 

 

 

 

 

 

 

 

아침 산책길로 그만인

대단히 한적하고 가파르기도 하고 제법 길기도 한

그 길에서 만난 이번행로의 소득

'구실 잣밤나무'

어릴때 일본 책을 읽으면 꼭 나오는 이 나무가

어찌 생겼나 대단히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저 숲을 이룬 푸른 상록 교목

조록나무

 

 

 

 

 

 

 

 

 

 

아침

모롱이 돌아 처음 만나고

아, 꿈인듯

신음을 뱉었다

 

 

 

 

 

 

 

 

 

 

 

 

 

 

 

 

 

 

 

 

해찰하느라

우회로를 1시간쯤 헤멘것 같은데

겨우 동네 바로 뒤

(동네 규모를 알 수 있다)

 

 

 

 

 

 

 

 

 

 

 

 

 

 

 

 

 

 

 

 

 

 

 

 

 

 

 

 

 

섬 정상 망태봉

해발 150여미터

그 옛날 관세청 밀수단속 초소였단다

 

 

 

 

 

 

 

 

 

 

 

 

 

 

 

 

 

 

이 자리서 잠시 휴식하며

유일한 간식 크런키 하나

생수 한모금했다.

 

 

 

 

 

 

 

 

부지런한

벌써 돌아오는 사람들

 

 

 

 

 

 

 

 

 

 

 

살짝

 

 

 

 

 

 

 

 

 

공룡바위와 벌매

'바람같은'

이 섬의 주인이라고 써있다

 

 

 

 

 

 

 

 

 

 

 

 

 

 

 

 

 

 

 

 

 

 

 

 

 

배타고 관광인 유람선도 오나보다

 

 

 

 

 

 

 

 

 

그러지 말라 했건만

봄나물 캐는 우리 아낙들

 

 

 

 

 

 

 

왔으니 그래도 한번 보고갈까?

여러곳에 하도 많아 이제

식상하시기도 하겠지만

<전경>

 

 

 

 

 

 

 

 

 

 

 

 

 

그런데 사실

난 저 너머 등대섬에는 가지 않았다.

물길이 아직 안열린탓도 있지만

30분만 기다리면 되었지만

우선 그래야 다음에 또 올것 같았으므로

다음은 어지간 무인도 암릉은 낚시시절 다녀본고로

(그래 신비감이 덜하다)

다음 이보다 더 마음을 잡아끈 것이 있었으므로

 

 

 

 

 

 

 

 

 

바로 여기다.

 

 

 

 

 

 

 

 

 

 

 

 

 

 

 

 

 

 

 

 

 

 

 

 

 

 

 

 

 

 

 

 

 

 

 

 

 

 

 

어디선가 '바람의 琴' 풍금소리가

풍작풍작 바람에 날릴것같은 이 풍경을 두고

다들 어디로 갔을까?

 

 

 

 

 

 

 

 

 

 

 

 

갈때 보고

돌아와 빨리 한번 더보고

가능한 좀 머물러보고 싶은 곳

그런데 안내판 안내처럼

한때 여행자 쉼터로도, 찻집으로도

사용되었다는데

왜? 지금은 비어있을까?

음, 비교적 초입 길목이어서일지도 몰라.

사람들은 너나없이 빨리 고지에 닿고싶어, 끝을 정복하고 싶어

여기 머물러 한가로이 끽다거할 여유를 갖지않아서는 아닐까?

그래 혹 장사가 안되어서는 아닐까?

아니면 모두가 떠나버린 밤

풍랑이 일어 뱃길이 끊긴 그 모진 외롬을

끝내 견디지못해서일까?

 

구신 나오나?

동네주민과 싸웠을까?

혹시 나한테는 불하해주지 않을까?

돈들인 흔적도 적잖이 남아있는데

사시사철 사람들 구름처럼 몰려오는데~

 

 

 

 

 

 

 

 

꽃처럼 핀 사람들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나무는 외롭다

 

 

 

 

 

 

 

저 너머 조록나무 숲

(앞뜰에 튜울립 핀다 시선님 추가하시다)

 

 

 

 

 

 

 

 

넣을데도 없는 돌김 한톳을 샀는데

옆지기 할머니가 왜 자기는 하나 안사주냐? 하소에

건 홍합 한줌 더 보탠 비니루 봉다리를 대롱거리며

이제

 

 

 

 

 

 

 

 

두번째 가보고 싶은 곳

 

 

 

 

 

 

이 맛이기도 하지

 

(너무 많아 억지로 다 먹었다)

 

 

 

 

 

 

 

 

 

 

 

 

가만 그래도 그렇지.

술도 한잔했겠다

이 섬 마음이 손님에게 식사한끼 대접않고 보내려할리야 없을터.

굳이 공정여행 아니래도

오늘중 밥한끼는 먹을테니.

"오데요? 여서 멍기비빕밥 잘하는 집이?"

 

해삼써는 할머리를 돕던 할아버지가

두말없이 "토백이 집"

배표를 파는 집인가? 그 옆집어었든가?

 

 

한숨 쉬어가며 그 비빕밥

성게 미역국이 돕는다 꾸역꾸역

또 다 먹는다.

 

 

 

난 참 묻기도 잘하려니와 말도 잘 붙이는데

이번엔

'거제에서 잠을 어디서 자면, 회는 어디서 먹으면?'

묻는 옆자리 여행 온 동년배쯤 부부 질문에

전문가인연 답해준다.

(기어이 아줌씨 전화번호까지 메모해 갔는데

그들의 여행이 즐거웠기를)

 

 

이야기에 빠져 그만 깜빡 배를 놓칠뻔했다.

그들은 게제가는 배

나는 통영가는 배

그래 부랴부랴 선착장으로 향해 늘어선 줄 끝에

헐레벌떡 붙었는데

햋빛 밝지요. 바람불지요

배부르지요. 술은 한잔 먹었지요

실눈뜨고 건들거리다

배에 막 오르려는데

 

숨가쁘게 부르는 소리

"아자씨!" 

 

 

 

 

헐, 아까 그 식당

아들인가? 알바인가?

청년.

 

 

"아저씨 이 가방 두고가셨지요?"

 

순박히? 착하게 웃는다.

 

@3$%&*6^^ ?

 

아, 고만하자

 

 

 

 

 

 

치매맞나보다

ㅠㅠ

복 받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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