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충나무 숲에 바람
숲 그늘 아래 난 길로
아이들이 까르르 지나간다.
팔랑팔랑 소녀들도 지나간다
할머니가 둥근 애호박을 안고 지나간다
유백색 빛이 드는
숲 속 정자에 앉아
나이에 맞게
막 도착한 여름을 대접한다
머리엔 푸른 매미소리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저 유순함이 식히는 땀
딱 저만큼이면 좋겠는데
어찌, 가을이면 나도 희망이 좀 있겠소?
물어 보나마나한 질문
대답을 기대한바 없지만
뜻밖에
왠지 끄덕일 것 같은 이 느낌까지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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