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비대신
햇살이 비춘
까닭이 있을 것이다.
예보도 없이
가을햇살 한 됫박 부시게 부려져
허락도 없이
묻지도 않고 갈수록 넘쳐
온통 적시다니
비도 아닌것이
가을도 마음이 있어
단내 나고 향기로운 것들로 찬을 하고
자기의 순정한 열매들 모아 따뜻한 기운으로 밥 지어
성찬을 차려낸듯한 오후
굴 향기같이 파고드는
서늘한 바람한줄기 좋다고 했고
나는 지금 양광의 얕고 따뜻한 바다를 헤엄치는 중
말은 햇살의 몫
배경은 말없이 미소만으로 족하니
생각해보면 모든 감정의 끝은 눈물
한동안 숨이 턱에 닿도록 패달을 밟거나
지쳐 쓰러질 때까지 걸어야 할 것이야 이 몹쓸 애틋함
숨을 참는다.
하나
둘, 셋
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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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일없는 휴일 오후면 나는 가끔씩
파주문산 한강 임진강 샛길이나 강화 벌 들길
또는 우음도 쯤 가 혼자 자전거타기를 즐긴다.
외롭고 쓸쓸함 대신
지치고 몹시 힘들 때라도 통상 돌아올 때 쯤은
심신에 차고 넘치는 어떤 기운, 뿌듯한 힘을 느끼니
그 에너지로 나는 살아내는 걸까?
첫 사진은 저 멀리 풍경 속에 은사시 나뭇잎 몇이
마음을 끌어 사진에 담았는데 단촛점, 너무 멀어
버릴까 하다 중앙부 손톱만큼만 남기고 대부분(10분의 9)을
버렸더니 이것이 남았다. 작지만 마음에 든다.
또 두 번째 것 화분은 너무 강하게 다가와 직감적으로
이 가을 대표쯤 되겠다 여겼는데
집을 지키는 강아지 한 마리 얼마나 충실히 콩콩 짖어대던지
양해구할 주인도 없고 하여 한걸음 더 다가서지 못하고
양보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고
나머지는 논두렁 밭두렁 굽이굽이 꽃. 새.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