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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나 일정을 조정하여 맞추어 놓은 그 수렴동 걷기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중부지방에 걸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공식적으로 순연하고~
그래도 일말의 아쉬움이 남은 이 몇이 모여
장마를 피해 남으로 행로를 튼 피우避雨길.
당진 서산 해미에 이르도록 비는 그치지 않았고
차령산맥에 갇혀 오갈데 없는 구름에 비는 더욱 거세졌는데
신기하게도 목적지에 이르자 말짱히 개어
그리하여 허락받은 12시에서 20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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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우리는 <솔밭에서의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바람이 무척 불었고
비가 간간히 뿌렸지만
그 형편무인지경의 광활한 바닷가 솔숲에서
엄청난 소음으로 설설 끓는 바다를 옆에다 두고
특별히 우리를 위해 전세를 낸 그 공간에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까먹다니~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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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구서
전에 내가 십원 주고 침 발라놓은 ~
잠시 <행성의 끝에 앉아 밖을 내다 본>
팽나무 그늘 아래
자그만 섬을 보러 온 섬을 다 돌아
해질녘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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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귀가길
저녁을 먹고 나오자 어둠속 다시 비는 시작되고
노래를 불렀는데
‘달빛 그림자 흔들리지 않도록 곶부리 어귀에 배를 대었다.’
이건 일본노래지
‘두 눈을 감으면 선명해져요. 꿈길을 오가든 그 푸른 길들이~ ’
<문제의 팽나무>
<그 섬 >
-걸어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