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까지 자전거길이 열렸다길레
지난 일요일 오후 한번 가보다.
날씨는 새벽에 국지적으로 큰비가 내렸다는
뉴스처럼 가금씩 생각날 때마다 잠시 후둑이긴 했으나
대체로 괜찮았으며 직사일광 대신
얼룩덜룩 장마철답게 습하고 무더웠다.
한남 동호 성수 영동 청담 잠실 지나
상류수중보 위 내가 즐겨 쉬는 자리에 잠시 앉았다
그늘이 시원찮아 이내 다시 출발
천호 광진을 지나니 암사생태공원이 나오고
사람들도 표 나게 줄어들었다.
여기까지였다. 작년까지는.
한줄기 길이 갈대밭 사이로 내쳐 뚫려있는데
새로 지은 다리교각 보는 눈 맛이 괜찮아 길을 멈추고
처음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뒷배경, 하늘의 구름과 짓다만 흰 아치형 구조물이
얼핏 고대 로마 유적을 연상케도 한다.
노면상태는 상당히 괜찮았다.
여러 차례 보수와 부분공사로 겉보기와 달리 요철이 있는 종래 길과
새로 난 길의 포장은 균질하게 쭉 골라 달리는 맛이 있었다.
외곽순환도로 강동대교? 다시 미사리 제방길 옆으로 음식점도 보이고
강 건너 덕소아파트 단지가 사뿐 강물에 어리어 들었다.
장마철
약간의 흙탕물이 섞인 강탕물빛이 참 곱다.
길은 3단으로 되어있었다.
맨 아래 둔치쪽이 자전거 서울쪽 일방통행과 보행자길
중단이 팔당쪽으로의 자전거 일방전용길
맨 위 상단이 보행자용 흙길 마사토 포장길
너머론 좁지만 잡초로 지평을 이루어
아득한 보는 맛이 있게 하고
팔당대교 아래 도착
반포에서 출발하며 찍은 거리계가 30.7km를
가리키니 왕복60km 남짓
하루거리로도 알맞다.
팔당대교를 배경으로
<난생 처음 셀카질>을 해보다.
새 식구가 된 16mm화각, 82구경의 광각주변부 화질도
그런대로 괜찮고
얼굴찍히는게 신기해
다리도 찍어보니 내 짤달막한 다리도
20대 처녀다리처럼 미끈하게 뽑아주는 요술도 부릴줄 안다. ㅋ
*
반환점 돌아
Turn
내가 몇 번 가 봐 아는데
- 가 걸어보아 아는데
여기 하남 한강습지생태공원?
자전거보담 산책길이 휠 운치있고 좋다.
(누구라도 한번 가 걸어볼 만하다.)
저 구름으로
기어이 비도 한줄금 만났는데 잠시였고
배가 고파
도저히 못참고 여기 고덕 드는 길쯤
노변 파라솔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잔을 마시다.
처음엔 딱 한잔을 마실 요량으로
한잔만 안파냐니까 판다하여 시작했는데
웬걸
삽시간에 게눈 감추듯 한통을 다 마셔버렸다.
조타. 이제부터 음주운전
강이 오후햇빛에 희번덕 눈흘기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셤 셤
느릿느릿
놀며쉬며
가다말다
돌아오니 이 시간
강이 준 축복
다리도 뿌듯하고
기분도 뿌듯하고
술기운 이미 날라갔고
이제 고쳐써야 겠다.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가장 좋은 길
난지공원 앞 잡초밭 -> 강동 하남 자전거길.
술도 한잔 했겠다
그냥 두지 뭘 그리 구지 구분지으려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