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고 따뜻한 바다
지구표면의 70%가 바다.
그 중 수심200m 이하 대륙붕으로 연결된 바다는 8%
이 얕고 따뜻한 바다를 일컬어 천해.
바다의 사막, 불모지 심해(Deep Ocean)에 대비되는 말로
대부분의 바다생물이 사는 생명의 보고
한때 이 바다가 그랬으리라.
아는 이 하나가 이 근동으로 장가를 들었는데
그 얼마 전만해도 집 앞 뻘밭에서 무논 뒤집듯 삽으로 뻘 두덩을 무너내리면
서너 번의 삽질로 살 오른 맛 조개를 한 대야씩 잡았다는데~
그 무한한 생명의 바다에 어느 날 물길이 끊기고
수많은 구멍마다 소통하던 생명의 숨길이 끊기고.
최초 생명의 징후, 식물성 조류--> 동물성 조류 -->갑각류 두족류 -->어류
뒤따라 저 드문드문한 섬, 나무들처럼 공룡까지 진주해 알 낳아 기르던
이 풍요의 바다가 그 역순으로 전이되니. 마지막으로 적막과 고통.
한숨과 눈물이 소금기처럼 절어 절어 불모의 땅이 되었으리라.
세월이 흘러 흘러 그나마 남았던 칠게가 사라지니 함초, 나문재, 퉁퉁마디가 붉게
지표면을 덮는 것도 잠시. 다음으로 시퍼렇게 날 세운 무수한 갈대군의 기세 찬
진주도 있었지. 하지만 달 밝은 가을밤 기러기 울어울어 꺼이꺼이 서러운 통곡 끝
그마저 진기가 빠져버려 숨이 턱 멎을 것 같은 염천
분말세사의 쉬 건조해짐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난 자리.
이제 저처럼 온통 하얗게 띠 풀이 눈같이 내렸구나.
띠 모짜 띠섬이란 이름을 쓰는 내가 잘 가는 골목 횟집은 있는데
굳이 아라비아 사막까지 갈 필요 있겠느냐. 중앙아시아 스텝.
동 아프리카 사바나. 남미 팜파스. 저 춥고 어둔 북구의 툰드라 평원까지 여기,
이 맘에 다 있는데~
이 길을 걸으며
왜 자꾸 나는 원시 천해 그 따뜻한 바다에 목만 내놓고 동동 떠다니는 환상에 젖는 걸까?
나태.
왼 종일 떠 다녀도 좋겠다는 게으른 나른함과 택도 없는 푸근함에 빠지는 걸까?
머잖아 억새가 진주하고, 버들 다음 오리나무 상수리나무 이리 순한 것들로만
여기가 무성해지는 草海, 다음 樹海면 좋으련만~
이 모든 걸 한마디로 줄이니 벽해상전.....
이 또한 허무하구나.
(소울음 소리가 들려 牛音 또는 비소리가 들려서 雨音이라고도 한다는, 이제는 섬도 아닌 섬
우음도가는 길목 예전 바닷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