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 퍼붓는 눈보라였다.
눈의 종류가 습설, 분설
싸락눈, 진눈깨비, 함박눈....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마치 여름날 소나기처럼
한참을 앞이 보이지 않게 퍼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잦아들고
그러고도 성이 풀리지 않는지
다시 종잡을 수 없이
제멋대로 휘둘다가 잦아들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후 남겨진 모습.
착 달라붙었다.
그 눈보라를 뚫고
지인 가족 결혼식에 가다.
아무도 아는 이가 없어 혼자 밥 먹고
나오니 또 갈 데도 마땅히 없는 거디었다.
그래서 거기서 가까운 강화도나 간만에 가볼까 하고 나섰는데~
김포 지나 한강 뚝방길 끝나는 곳에서 그만 돌아오고 말았다.
싱거웠기 때문이다.
바람이 쌩쌩 불었고
서쪽으로 갈수록 적설량이 적었는데
기러기가 들판에 앉아 온 몸으로 그 칼바람을 맞고 있었다.
들러붙었다?
눌러붙었다?
달라붙었다?
즉 침투하여 어는 것이다.
그러면 얼어붙었다 가 되는 것인가?
아니다.
<영혼이 깃듬인가? 쇠 기러기에 눈이 달라붙어 준비를 마친듯 새하얗다.>
그대는
이 겨울이 따뜻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