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이 계절이면 나는 이 말이 잘 떠오른다.
이 공간에서도 몇 번 써먹은 것 같은데
- 검색으로 찾아보니 있다 - ㅜㅜ
왜 한결 같이 이 모양일까?
상상력의 부재? 부족?
아님 근저가 아주 깊은 나도 모르는 마음의 연못 때문일까?
같은 가수가 부르는 ‘작은 배’ 란 노래도 있는데
내가 ‘최고’라 말하며 서슴없이 그 반열에 올릴 수 있는 노래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라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이 노래를 찾다 이 노래 말을 이 가수 –조동진이 쓴게 아니라
시인 고은이 썼다는 사실을 지금에야 알았다 ㅠㅠ
말이 되는가? 노래 감동의 반이 이 간결하면서도 중첩되는
노랫말 때문이었는데
(어떻게 그 젊은 나이에 이런 깊이의 가사를 쓸 수 있는가? 하는
놀라움, 감동)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1시간동안 생각하고
왜냐하면 ‘제비꽃’처럼
이 노래가 빛이 나는 건 가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말들을 살리는 운율, 멜로디 때문이기도 하니
그의 목소리도 그렇고~
작곡자가 누군지는 찾아보지 말아야지
*
어쨌든
이 사진의 나뭇잎들의 주종은 ‘왕버들’ 나무이다.
저번 나뭇잎 사진의 물박달 아래 비슷한 형태의
나뭇잎은 십리도 못간 ‘오리나무’ 였는데
올림픽도로 회화나무도 그렇고
국도변 은사시도 그렇고
포플러 버들
가을이 되어 그 풍성한 몸피를 단풍도 맞기 전
벌레들에 내어주어 듬성듬성 여린 이 계절
모든 나뭇잎들이 나를 울린다.
아, 그 실루엣들의 빈약함과 홀가분함은 또 얼마나 의연하고도 이쁘더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