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받이 없는 의자 -이 승훈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세월이 300년이 넘었다 이제 난 지쳤다 왜 아직도 소식
이 없소? 문지기에게 물어도 대답이 없다 겨울 저녁 해가 진다 눈이 내린다 문 앞에 작은
등불이 걸린다 난 문 앞에 앉아 눈을 맞는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문지기에게 다시 묻
는다 왜 아직도 소식이 없소? 그건 당신이 바란거야 문지기가 대답한다 문앞에 앉아 300년
이 흐른다
*********** 답신 1 **********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기다린 사람은 너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기다린 사람은 나다
여기 서쪽으로 흐르는 강가 갈대밭에 사각 목재 데크를 깔고 남국산 하얀 등나무의자 두 개
를 놓는다 등받이 없이 산 사람이 가끔 와 쉬는 이곳 석양이 아름답다
********* 답신2 ********
새는 늘 하류에서 상류로 날아올랐다. 저녁을 먹고 어스름에 강둑을 나서면 죙일을 물에서
외다리 꼬고 서 생각을 마친 새가 소리 없이 저공비행으로 날아 마침내 어둠 속으로 스며들
어 간다 새가 나를 지나쳤는가? 새는 왜 아직도 소식이 없소? 묻기 잊은지 오래
해질무렵
파도처럼 한겹 두겹 세겹.... 열겹쯤
새들이 밀려왔다.
30분동안의 일, 모두 상류에서 하류로
.........
이 시간은 왜 또 이리 아득한가?
불꺼진 창
해찰 50km 라이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