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 아홉 살 인생
- 매란방
- 소식 (살면서 슬플 때)
- 기억 (가장 기뻤던 날)
- 중고거래
- 인물사진
- 가족
.
.
.
이런 제목으로 글 한번 써보고 싶다.
진득히
(우선 잊지 않으려 제목이라도 올려놓는다.)
아홉 살 인생
아침에 비가 몹시 왔다.
티비를 위성안테나로 보는 관계로
날이 많이 궂은 오늘 같은 날은 그 시청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게 된 영화.
(이 역시 누군가의 부탁으로 설치 된 인터넷 유료 콘텐츠 채널)
많아야 달에 한번 볼까 말까인데
이리저리 리모컨 춤을 추다
‘개같은 나의 인생’이란 제목이 생각나 선택하게 된 영화
평가등급도 별 다섯 개,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를 보며 세 번 울었다.
그것도 그냥 조용히 볼을 타고 흐르는 감동의,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가능하면 엉엉
펑펑 울고 싶도록 만드는 영화
(내 안에 무언가가 때를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울고 나서는 시원해지는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그래서 정신건강에) 아주 좋은 영화란 것이다.
그 다음 미덕은
안타깝게, 조마조마 상황을 꼬아 또는
말도 안 되는 어거지, 억지
공분. 분노. 불합리. 부조리. 몰상식 따위가 아닌
지극히 상식적인, 쉽고 시원시원한 설정에서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는 것.
그래서 때론 이상적이기 까지도 해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시비거리가 될 흠결이기도 한데~
이를테면
아홉 살 꼬마 주인공은
폭과 넓이와 깊이를 고루 갖춘
거기다 정의, 의기롭기 까지 한
이 시대 마지막, 마초기질까지 갖춘 속 깊은 사내아이이고
그 아빠는 동네 불우이웃의 빈 물동이를 지게로 전부 채워주고도
허허 웃는 건강 男.
그 엄마는 온갖 불우한 환경 역경에서도 늘 자분자분 지혜를 잃지 않는
현명 女
이런 것들이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어차피 극 아닌가.
2% 부족 때문에 울고 웃는게 인생이지만
때로 인생이란 그 2%로 20%의 고양을 얻는 마중물 같은게 필요한 것이니
이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
상대역 여자 아이
선악, 흑백
이분법적이지 않은 잣대
해피엔딩은 차치하고라도~
*
울고 싶은 자
그것도 웃으며 시원시언하게 한바탕 울고 싶은 자
이 영화를 한번 보길 권한다.
(꼴랑, 이거 쓴다고 1주일 걸렸다.
그만큼 뺑이치며 바쁘단 얘기
그러니 사진이야 그냥 곁다리로 곁들인
요즘 날씨와는 상관된, 글 내용과는 무관한
하남, 한강둔치 새벽. 팔당댐 물보러갔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