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다 되어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이 지방 특산이 아닌데도 연변 과수나무 주종이 배나무다.
어디는 끝없다 할 만큼 규모도 광활하다.
배꽃은 원래 비 오는 날 운치가 더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왜일까?
아마도 오래된 기억, 생각의 습관 탓이겠지.
희뿌염 비안개가 젖어
언제나 내 기억 속 배꽃은 물결처럼, 음악처럼 축축이
유년의 그 비 오는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몽유한다.
그러나
오늘은 메말라있다. 단내가 날만큼 화창하게.
건조하고 메말라, 과수 아래 흙들도 황토색 속살을 모두 시뻘겋게
들어내고 그 위로 배 밭이 펼쳐진다.
배꽃이 끝없이 물결친다.
나는 배꽃을 원 없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