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아래
낙향한 선배가 집한칸 지었다는데~
<이러다간 아무도 못살아>
자연발아한 은사시. 하지만 간섭 할 수 없다.
가꾸고 다듬은 풍경에서
이 같은 자연 상태
원래대로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끼고
좋아하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그건 발견이 아닌 경계를 허무는 허용, 수용.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므로
잘 익었다
상대적으로 공해
병해
충해 등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이어선가
도심 인근의 언제 단풍 드는지도 모르게 칙칙하게
물들다 쉬 조락해버리는 것들과는 달리
미루나무든, 포플러든, 은사시든
그 옛날처럼 황금빛으로 잎이 잘 익었다.
사실 예전에는 이 미루나무들이 지금보다 훨씬 키가 컷었다.
그리고 많았다. 그 많은 논두렁 밭두렁 도처에 서 있었으니
지금 미루나무가 많이 선 유럽의 목가적 풍경과 비슷했고.
그 이유는 들일로 지침 심신을 잠시 땀 들이는 휴식 때
작물이 자라는 걸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작은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며
봄에 새닢 날 때는 장대 닿는 높은 곳까지 가지를 쳐 무논에다 썰어 넣어
거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즉 자연스레 성장을 촉진시키는 가지치기였으니
실용의 장점
풍치니 심상이니 굳이 말하기는 그랬을테고~
이후로 상륙한 은사시. 포플러.
내 어릴 적 풍경에는 없던 나무.
거기 가 쉬고 싶다 -장 철문
그대 영혼의 아름다운 빈터
거기
바람 설레는 데
터 잡을 데 없는 씨앗들 와서
떡잎 틔우고 꽃 피우는 데
도둑제비 쉬어가고
바랭이 쇠비름 욱은 데
거기
부엉이 낮에 울고
풀무치 날고 패랭이 꽃 피는데
** 변설 **
이제 되었느냐?
살다보니 이게 이거 같고
그게 그거 같고
꽃인지 풀인지 나문지 열맨지
모두가 잘 익은 가을 오후시간
하기사, 풀무치 비~잉 날거나
쇠비름 열매 타~악 터지거나
산그늘 서늘히 내리고
바람 건들 불고
내 사는 도시나
묵정밭 고향이나
귀로
밤
항상 이시간
충주
이제 이곳은 얼마나 먼가?
이미 지나쳤는가?
산 그림자처럼
하루종일
생각하나
떠나지 않았으니~
11월 어느 하루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