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적우(寂雨)

우두망찰 2009. 12. 3. 10:19

 

 

 

 

 

 

 

 

 

 

 

 

 

 

 

 

 

 

제기랄, 비가 너무 잦다.

 

 

 

 

 

 

 

 

 

 

 

 

 

 

 

 

 

 

 

 

 

 

 

 

 

 

 

 

 

 

 

 

 

 

 

 

 

 

 

 

 

 

 

 

 

 

 

 

 

 

 

 

 

 

 

 

 

 

 

 

 

 

 

 

 

 

 

 

 

 

 

 

 

 

 

 

한강변 올림픽로 회화나무

이 정도 모습일때 제대로 한번 찍어보고픈

욕구에 늘 시달린다.

(느릿느릿 밀리는 차선에서)

 

 

 

 

 

 

 

 

 

 

 

 

 

 

 

 

 

 

 

 

 

 

 

 

 

 

 

 

 

 

 

 

 

 

 

 

 

 

 

 

 

 

 

 

 

 

 

 

 

 

 

 

 

 

 

 

 

 

 

 

 

한 오년

지금사는 서울 남동권 끝자락서 부터

여의도까지 출퇴근을 한적이 있다.

좋았다.

아침 저녁 아랫길로 윗길로

강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느릿 느릿 한시간 밀려가는 그 시간은

분명 내 인생의 비타민이었었다.  

물론 그 전 한 십수년

여의도서 목동까지. 그러니까 반대편. 이 강, 도로 하류부분을

아침저녁 나다닌 결과

행주대교부터 그 하류로

막 개통한 자유로 저녁 불빛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일요일

비가오는

 

이 적적한 풍경이라니

 

 

 

 

 

****************

 

 

 

 

 

 

 

 

1. 하류



저문 나절 하류에 서서

강을 내려다본다.


해는 강을 건너 북서쪽으로

행주산성 너머로

뒤편 통일 전망대 너머로

개성 송악산 너머로

끈임 없이 져 마침내

이 강이 바다와 만나는 시원으로

그 소용돌이 아우성 속으로

장엄히 낙일 되겠지만

난 아직 보질 못했어


아직은 그 여운이 서쪽 하늘에 남아 있을 때

그 합일의 충일로 생겼음이 분명한

참으로 아득하고 먼 박무에 싸여 있을 때

나는 강의 소리를 듣는다.


하루의 일상이 끝나는 이 시간

성산대교 지나 목동 진입로 그 밀리는 차선에 잠시 멈추어서면

낮 동안의 분주한 마음은 옆 차선의 바쁜 흐름을 따라 나가고

비로소 휴식 같은 너의 흐름으로 내가 정리될 때

여기 머물러 한참 동안 너를 바라보고 싶어진다.


강은 소실점을 찾을 수 없는 넓이로 누워

먼 상류로부터 비롯한 온갖 얘기를/ 희열을 /아픔을 /눈물을 /웃음을

그래서 사연을 쌓여서 역사를 담아

모든 걸 이해하는 현자의 얼굴로 흐르는데

나는 그 넓이를 몰라 그 깊이를 몰라 애써 무심하고 태연할 뿐


강은 아무도 보는 이 없이 외면당하고

강은 아무도 찾는 이 없이 버려 져서도

여기 이렇게 누워 전설 같은 얘기를 들려주고 있구나



<후략>



***



2. 중류


게 기대어

아침저녁 한두 시간

아침은 아랫길로 저녁은 윗길로

아! 멋진 녀석이야

바라보다 옆에다 두고

때로는 네가 옆자리에 들어와서는

도란도란 두런두런 얘기도 하고

가끔의 미소 가끔의 홍소 주고받다가

외롭고 쓸쓸해 하는 그런 날에는

쓸어주고 안아주고 보듬어도 주고

자무룩이 안개 낀 날 비오는 날이나

힘들고 울적해진 늦은 밤길에서는

네 품에 안겨 그냥 한없이 눕고도 싶었었지


너를 만난 5년 동안 그 아침저녁은

남 몰래 애인 둔 남자가 되어

아무런 죄책감 스스럼없이

나는 참 행복했다네.…… 행복하였었다네.

이 말이 싫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도

이건 맞는 말 이건 맞는 말이니 

다시 한 번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

그 오년은 행복 했다네

행복하였었다네.



                                        <후략>                                       

 

 

  -1998-

 

 

 

 

  

 

 

 

 

 

 

 

 

 

 

 

 

 

 

 

 

 

 

 

 

그 후

사진을 보러 갔다

그런데 그 전시는

덕수궁에서 한다는 것이었다.

...

 

이런,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