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오월-곰배령에서

우두망찰 2009. 5. 11. 17:36

 

 

 

 

 

 

 

 

 

 

 

 

 

 

 

로 오랜만에 걷기행사를 한번 하였다.

계절이 오월이고

무릎이 조금 좋아지고

그간 옥죄던 사회전반 분위기도

약간의 반전의 기미를 보이는 탓도 크리라.

 

 

 

 

 

 

 

 

 

 

 

 

 

 

 

 

 

 

 

 

 

 

 

 

 

 

통상 차량 한량의 단촐한 행장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런저런 연으로 맞닿은 Guest들을 초청하다보니

규모면에서도 배가 되고 1박도 하는 일정으로 정해졌다.

장소는 예전에 내가 달에 한번, 1년 동안을 나름으로 기록한다 다닌

곰배령으로 정해졌고 -따라서 나는 백담계곡을 추천했는데 ^^

 

 

 

 

 

전깃불 없는 캄캄한 오지에서

때마침 보름달에 쏟아지는 별빛마저 볼 수 있지 않을까

말하지 않았지만 내심 기대했는데

거기까지는 못되었지만 일기가 그런대로 받쳐주어 무난히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런데 지금

월요일 비오고 분위기도 잡히고 퇴근시간도 넘었는데

빨리 집에가 그곳서 사온 곰취 쌈에 소주향기나 섞으면 좋으련만

참 화도 나고 가슴 아픈 것은 그곳의 실상 때문이다.

첫날 오후는 아침가리 계곡에 들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일기변화가 무쌍하여 가뜩이나 길도 제대로 없는

계곡트레킹이 무리라 여겨져 일치감치 접고

새로 난 조침령 터널로 30분 거리 양양바닷가나 다녀오게 되었다.

(바다는 새침하게나마 잘 있더라)


 

 

 

 

 

 

 

  

 

 

 

 

 

 

 

 

 

 

 

 

 

 

 

 

 

 

 

 

 

 

 

 

 

 

 

 

 

 

 

 

 

 

 

 

 

 

 

 

 

 

 

 

 

 

 

 

 

 

 

 

 

 

 

 

 

 

 

 

 

 

 

 

 

 

 

 

 

 

 

 

 

 

 

 

 

 

 

다음날 아침 신 새벽

민박집 주인이 준 명함을 입장권 삼아야 한다기 신주단지 모시듯 하고 갔는데

(예전엔 인제 현리 산림청 영림지소에서 출입증을 사전 교부받아 출입하다가

그나마 학술목적이 아닌 일반인은 출입자체를 금한 적도 있는 장소)

 

 

 

 

  

 

 

 

 

 

 <자작? 사스레? 물박달? 아니다. 거제수나무>

 

 

 

 

라? 

눈에 불을 키고 결사, 필사로 막아야할 지킴이가 없다.

이럴리 없는데 두리번두리번하다 마침 게이트 차단 바 옆에서 쑥인지를 캐던

한 중년남자에게 명함을 들어 보이니 의아한 표정.

뜨아! 짐작에 관광버스 기사양반인가 보다.

어쨌거나 많이 변했다. 유료주차장도 생기고 단목령. 그럴듯 생뚱한 비도 생기고.

등산로는 이외로 많은 수고를 들여 인공적으로 정상부근까지 정비를 해 놓았다.

그래, 토양유실이나 환경파괴를 줄이려면 그나마 차선책이 되겠지.

고개를 끄덕이는데

 

 

 

 

 

 <함박꽃 잎이 꽃만큼 이쁘다. 아래참조>

 

 

 

 

 

상하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지금쯤 풍경이 이게 아닌데~

예전에 그 숨 막히도록 넘치던 초록 생명들의 잔치가 아무래도

빈한해 보이고 듬성듬성 토양마저 들어나 있다.


느낌 때문인가?

너무 가물어 인가?

계절이 이른가?

나뭇잎 촉수로는 적기인데~

(여기는 종의 다양성을 포함한 활엽과 초본의 천국. 높은 나뭇가지의 잎이 퍼지기 전

그 아래 초본류는 죽을힘을 다해 재빨리 꽃피우고 열매 맺어 생명의 임무를 다해야한다.)

 

 

 

 

 

 

 

 

 

 

 

 

 

그러다 씁쓸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산성비.

아무리 곰곰 생각해봐도 결론은 하나. 도심근교의 산들과 비교해보면 초본 류의 개체수와

다양성면에서 이곳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데. 그렇다. 여기서도 산성비 탓 일게고 그것은

늘어난 거주민, 방문객, 펜션들과 급작히 불어난 조침령 터널 교통량을 무시할 수 없을게다.

 

 

 

 

 

 

 

 

 

 

 

 

 

 

 

 

한 번 어쨌거나

계절은 여왕답게 곳곳에서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빛을 뿜을 내고

색을 뿜어내고

향을 뿜어내고

산정에서 바라보는 유록빛.

(참 정겨운 말로 이 말을 조어한 분께 존갱을 바친다^^ )

 

할 말을 잊는다.

 

 

 

 

5부 능선 이상부터 지천이던 씨방만 남은 얼레지 꽃 군락이

정상능선 키 낮은 참나무과 관목 숲에서는 이제야 한창이고,

제비꽃(2백종-뻥)노란 물결이 피나물 동의나물과 어우러진 속에

정향나무 옆. 은방울 싹 군락지 속 너럭바위에서 주먹밥 도시락을 먹은 후 하산 길

 

 

 

 

 

 

 

 

 

 

 

 

고만 딱 눈을 감고 싶은 광경과 만나게 되었다.

(이글을 쓰며 새삼 생각하니 그 분함에 눈물이 다 난다.)

사람들은 꽃같이 차려입었는데 손속은 어찌 그리 매운지 ~

 

 

 

 

 

  

 

 

 

 

 

 

 

 

 

 

 

 

 

 

 

 

 

 

 

 

 

 

 

 

 

 

 

‘여기는 종 유전자 보호 삼림구역입니다. 따라서 산나물 채취나~’

아마 대충 비슷한 그 흔한 경구를 한번이라도 보기는 했을 텐데~~


올라오는 남부여대 수십 명의 배낭 옆에는 큼지막한 까만 비닐 봉다리가 하나씩 매달려있고

꽃으로도 때리지 말랬는데? 질경이 같은 등산로주변의 얼레지 잎을 한웅큼씩 따

손에 들고 무엇이 그리 좋은지 하하 호호

 

 

 

 

 <얼레지가 죽으면서도 '내비 둬. 덤비면 물테야' 사마귀상이다>

 

 

 

 

여기는 나라에서 보호하는 종 보호구역입니다.

산나물을 따시면 많은 벌금을 물게 됩니다.”

남의 일 참여하지 않길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올 정도였으니 그 참담함이란~

차마 눈뜨고 못 보겠더라.

 

 

 

 

 

 


적어도 다섯 번은 그 말을 하며 내려오는데

숲에서 주은 시든 겨우살이(이건 전문 꾼 소행인 듯) 주검의 빛깔이 너무 황홀해

장사지낼 목적으로 사슴의 관처럼 배낭뒤쪽에 꽂고 내려오다

똑같은 지적의 말도 듣게 되었다.

“그것 채취하면 큰 벌 받아요. 그러니 버리고 가세요. 그리고 이왕 버릴거면

요기 앞에다 버리고 가세요. ”

“ ??? ”

 

‘보다 못한 또 한분의 노파심 때문이었겠지.’

좋게 생각하기로 한다.

 


여기 겨울 산 능선에서야 흔히 보이던 놈이지만, 등산로 중간에서 사람을

올려다보지 않고 내려다본 죄밖에 없는 이 멋진 녀석은 기어이 목이 잘려

앞으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이 사진 한 장 찍고 숲에다 버렸다)

하지만 뒤따른 일행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숲에서

큰 사슴 노루한마리가 나타나 계곡을 훌쩍 뛰어 올라갔다는데

분명 엄니가 발달한 복쟁이 고라니가 아니고, (관이 아름다운) 큰 사슴노루라

혹, 이의 현신이 아닐지?

 

 

 

 

 

 

<겨우살이가 겨우 조금 남았다.>

 

 

 

 

 


론 걔 중에 몇이 그렇다는 말인데~

짐작에 총 만난 입산객 200여명 중 40여명이 그러니...

출발지에서 3부 능선 아래로는 아예 등산로를 벗어나 무리로 숲을 헤집고 다니며

싹이란 싹은 모조리 훑는듯해

차라리 외면하고

.

.

.

빙신처럼

‘그 안에 큰 앵초 군락지는 어찌 되었을꼬?’

.

.

.

아, 씅질 나

 

참으로 신기한 것은 얼굴 이쁜 여자들도 그러더라는 거.

 

한 시대를 살며 어찌 세상물정에 그리 눈 닫고 귀 닫고도 살 수 있는지?

이제는 식상하기조차 한 유치원 얼라 강아지들도 알아들을 그 xx보호.

기본조차 무시되는 개념 없음을 어찌 받아들여야할지


혹시 거기 등산로 주변에 널려있던 방

OO산악회 총무가 꼬셨을까?


산나물 많다고~


생업의 수단이라고~


 

 


마침 산안개가 지척을 분간 못하게 자욱히 몰려와 이 세상 아닌 듯 몽환적 풍경을 연출하는데,

그 밭둑에 홀로 우뚝한 나무하나- 야광나무.

 

꽃피워 구름 같은데. 굳이 외면하고

그 무력감과 자괴감에 이미 심사가 뒤틀려버린 속알딱지 하나가 ‘어서가자’

애먼 일행에게만 신경질 부리며 재촉한

찢어진 못난 마음 알까?





아, 배고파

집에 가 쇠주나 마셔야게따.     


-땡-

 

 

 

 

 

 

 

 

 

 

 

 

 

 

 

 

 

 


 

 < Tip >

가셔 산나물을 드시고 싶으면 현리에서 방동리로 드는 초입길 왼편에

고향집이란 손두부 전문점에서 식사 반찬으로 따라 나오는

산나물을 조금 드실 수 있고

-산채 전문집은 못 봤다-

사 오시고 싶으면 현리읍내(?) 약초상회에서 현지토착민이 채취한 산나물을 살 수 있으며

이야말로 생업의 수단이자 생명존중이 깃든 싹쓸이는 아닐 것이므로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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