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걷기행사를 했다.
비 올줄 몰랐으나
능선에 오르자 모눈종이 넓은 벌, 그 너머 광막한 또 벌(갯) 너머 바다
를 휘뿌옇게 감싸고 있던 해무가 갑작스레 부산히 산을 타고 넘었고
곧이어 지척을 분간못할 운해, 이어 후둑이는 비
그 속에서 소사나무 잎새가 더욱 푸러졌고~
종일 이 기운에 감싸이다.
원래는 나리를 볼 요량이었으나 -밤 꽃 필 무렵
나리는 상기도 피지 않았고 하지만
모두 좋다 했고 나 역시 그랬다.
축복이다. 푸른 막걸리 한잔 마시다.
섬을 빠져나오니 여기는 맑음 건조
매연냄새가 났다. 유월은 젖는게 좋은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