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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것 하나 더

우두망찰 2006. 6. 28. 17:35
 

어떤 해후                                          98.7.25



괜스레 눈물이 나더이다.

그 무슨 애틋하고 가슴 저밀 안타까움 남아 있으리오만

세월에 묻혀지고 바람에 빛바래어

흘러가고 사라지고 잊혀졌는데

그 무슨 못난 미련 아직 남았으리오만

거기 그리 그대 서 있음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감동처럼

괜스레 눈물이 나더이다


세월은 거슬러 흐르지 아니 하건만

한줄기 빛처럼 내 유년의 향기가 스며들고

주체할 수 없었던 감정의 파도가 생각나고

또 모르지요. 그 사이사이 숨겨져서

죄처럼 은밀히 모습변한 못다 한 사모의 정의 장난인지도



듣지 못한 마지막 한 마디는 듣지 않아도 좋으리이다

그대를 떠나 돌아설 때 눈물 뚝 뚝 소리 없이 흐르던 내 마음은

얘기하지 않아도 좋으리이다

아직도 그때만큼 그대 사모하는지 어쩐지는 생각해 보지 않아도 좋으리이다


지금은 말을 하면 빛이 바래는 마지막 한마디는

그대와 나 사이에 강물이 되어 흐르고

돌아서면 또한 망망한 시간 속에 그대 사라지고 나도 사라지고

그대 나 먼지처럼 티끌처럼 사라져

세월 속에 묻히어 우리의 애틋함 간절함

잠시 따뜻함 따위야

두고 온 먼 강변 반짝이는 모래알로 남겨질 테니


그 유년의 푸른 미루나무

반짝이는 은빛 물결

이 목메는 눈물 이 따뜻한 미소

이 눈빛의 얘기가 아무려면 어떠리요

그 옛날

그대와 나 그 언덕에서

손을 잡았으며

서툰 입맞춤을 했으며

잡은 손으로 전해진 따듯한 온기 그대 마음인줄 진즉 알았는데

반짝이던 강물 아직 내 마음속에 반짝이면 그뿐

그대 맘에서 반짝이면 그뿐

그대 나 이승에서 어찌 하긴 우리 사랑 너무나 소중하고

그대 나 이승의 강 이쪽 저편으로 이미 떨어져 있으니

그대 나 저승에서 다리 놓아 그때 만나면 그 뿐....



이 무상하고 건조한 일상에 눈물이 되어 흐르는

아련한 무늬로 그대 거기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잠시 감동이 되고 마음 싱그러웠던 그대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내 어릴 적 어쩌지 못했던 추억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 만난 그날 아침 좋은 징후처럼

강물 맑게 흐르고

햇살 밝게 퍼졌으며

잔설 녹아 촉촉했고

솔잎 싱싱 푸르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