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주목열매

우두망찰 2005. 11. 28. 13:51

 

 

 

 

 

 

 

 

 

 

 

 

 

 

 

 

(19시 45분경 이 텍스트 추가 - 묵고살기 바빠^^)

 

 

어젯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중국에서 차나무를 훔쳐간 영국인 이야기를 봤는데

(이름은 고단새 까묵었다.^^)


요약하면

- 14세기 승려에 의해 중국에서 일본으로 차나무가 전해졌고

 

- 1605년 포르투갈 인들에 의해 유럽에 차(문화)가 전해졌으며

 

- 이후 2백여 년 동안 유럽 귀족사회에서 엄청난 고가 기호품으로 차를 애용

   동서교역의 3대 물품이 (비단, 도자기, 차) 되었다.

 

- 19세기 중반(1850년대) 문제의 이 인물이 영국왕실의 명을 받고

   중국에 잠입

   3년 동안 400여종의 차나무 열매를 수집 밀반출

   인도 히말라야 산기슭에 재배에 성공함으로서 역사가 바뀌게 되었다.

 

즉 당시 세계인구의 20%?를 지배하던 여러 영국식민지에서

    차를 대량생산 (홍차, 실론티가 대표적) 유통시킴으로서

    중국에서 수입선을 하루아침에 끊어 청나라 재정을 압박 

   아편과 함께 중국이 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 위 20%? 는 당시 동인도회사 교역량이 현 마이크로 소프트/ 인텔합한 것보다

        20배나 더  많았다는 수치와 서로 헷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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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은 넘은 것 같고...

하여튼 그 언저리쯤 되는 시절.

오늘처럼 제법 굵은 가을비가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데.

난 뉴욕 인근 뉴저지의 한 호텔 포우치에서 지인의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차 도착이 늦어 혹시나 하고

전면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허리높이로 가지런히 손질된

푸른 침엽관목이 아주 선명한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오종종 선홍색 그 빛깔이 너무나 투명하고 맑아 나는 그 열매 몇 개를 땄다.

이리저리 손으로 굴리다가 맛도 보고 나중에 지인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나 그도 그 나무가 무언지 모르고 있었다.


그 날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다시 그 열매를 몇 개 따

휴지에 곱게 싸 갈등 속에 귀국보따리에 숨기기로 마음 먹었다.

살아있는 동식물 특히 씨앗에 대한 검역의 부담이 있었지만

그만큼 그 열매의 붉은 빛깔은 유혹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해 봄 나는 그 씨앗을 3군데에 나누어 심었다.

처음은 내가 매일 관찰이 가능한 사무실 화분

다음은 집 베란다의 화분

다음은 사는 아파트 옥외 화단.

그러나 세 곳 모두 그 해봄이 다가도록 아무데서도 싹이 돋지 않았다.

씁쓸했지만 그러고는 이내 잊어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가을날

점심을 먹고 들어오다 골목길에서 우연히 다시 이 열매와 조우하게 되었다.

삼각형으로 가지런히 정리된 이 몸매.

분명 주목나무였다.

럴수 럴수 이럴 수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이 나무가.

이 우람한, 화석 같은 나무가 어디다 이런 여리디 여린 열매를 품고 있다

내 놓다니....  나는 한대 얻어맞은 듯 했다.


그 가을 나는 어느 대학 산림학과 연구실 홈페이지에다

주목나무 열매 발아법에 대해 질문을 남겼다.

한, 한달이 넘어 페이지가 몇 페이지로 뒤로 밀렸는데도 답이 없어

포기할 즈음

행여하고 다시 들어가 본 거기에 답이 달렸다.



(전화가 와 답은 내일 이어~~ ^^) 

   

 

 

드뎌 내일??? ㅋㅋ

 

 

 

 

 

 

 

 

*****

 

 

 

주목나무 열매를 발아시키려면 2년을 기다려야한다.

먼저 수확한 열매를 양파망 같은 통기성 좋은 자루에 담아

그늘에 걸어둔 냈나? 흙에 가식한댔나?

(잊어버렸는데 짐작에 흙에 묻으면 썩을 것이므로 여기선 그늘에 걸어 말린다 로 하자.^^)

하여튼 그리 보관했다가 그 다음해 봄 작파하면 된다.


내용이야 이것 말고 더 자세히 있었지만

다 잊어버리고 “이년 만에 파종한다.” 이 사실만 선명하니

각인되어 남아있다.    


그래서 어쨌느냐구?

실제로 씨앗을 받아 이년을 기다려서도 파종 해본 것 같다.

그 결과도 역시 실패였지만...

아마도 보관환경, 파종법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식물학자, 원예종사자도 아니고

꼭 발아시켜야하는 당위성, 집착도 없었으므로 ‘아, 어렵구나.’

이 정도로 정리하고는 말았다.

대신 묘목 하나를 구했다.

마침 연말이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므로

해마다 접었다 폈다 몇 년 쓰든 그 중국산 모조트리가 식상할 즈음

사무실 건물 경비를 하는 아저씨가 어찌 내가 주목나무에 천착하는지

알았는지 자신의 농장에서 주목 묘목을 하나 갖다 주겠다는 것이다.

(이 분은 연세가 상당하신데 경기도 덕소 부근에 제법 큰 토지를 소유하신

알고 보면 숨은 알부자시다.^^)   


여차저차, 위의 두 번째 사진보다는 훨 작은

즉, 아파트 베란다에 두어 트리로 쓰기 적당한 놈을

일요일 하루 작업하시어 자신의 봉고트럭에 직접 싣고 오신 것이다.

그런데 예삿일이 아니더라.

묘목을 승용차 트렁크에 옮겨 싣는 것도 어려웠지만

고무튜브로 친친 둘러 친 그 무거운 흙덩이를 단 놈을 5층 아파트까지

옮기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더라.

하여간에 그랬거나 말았거나 어찌어찌하여 주목 한그루가 우리 집

베란다에 자리 잡게 되었는데... (사진 없나?)  

결론은

이 놈 참 우리 집에 시집 잘못 와 지금껏 엄청시리 고생한다.


해마다 봄이면 그 여리디 여린 연록 새순 한번 마음껏 뻗어 볼 수 있나

벌 나비가 있어 수정을 제대로 한번 해볼 수 있나

(실제로 이 종류들은 바람으로 수정되겠지만?) 아니다

서로 눈 맞출 자웅 한 쌍도 숙명적으로 없는 평생 독숙공방신세구나.

(은행나무쯤으로 치고.^^) 


그러니 위의 붉은 열매보기야 언감생심.

상사병?으로 해마다 시들시들 윤기가 없어져 가는데

당연히 심사가 편치 않은 나. ‘옮겨 심자.’ '놓아 주자.'

아파트 화단에라도.

이리 몇 년째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도 생각으로만 머무는 건.

어떤 미련이나 집착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이건 이 화분 무게

때문이라는 걸 솔직히 고백하자.

그 무거운 놈을 들고 한번에 허리를 쭉 펴자면....

아무래도 대근이, 그 뭐시냐 그 머슴쯤 되는 장골은 되어야 할 티인데~~ㅋㅋ.


*

밑에 잎 떨군 이름 없는 활엽나무 사진을 함께 실음은

보자, 무슨 의도였었나?

아하, 그저 때 되면 맞추어 잎 떨구고 다소곳한 수많은 나무 중

한그루(독야청청 주목 아니래도)면 족하겠단 야그? -지리산 産

밑에는 여리디 여린 생각으로 실핏줄 선명한 사스레나무. -오대 産

그 밑은 그저 두루뭉술 평범해 자태 아름다운 이름모를 나무. -전남 두륜산 産

-뒤로 상록 편백을 둘렀다. 

그 밑은 우리집 베란다 두 컷. 이 녀석 주목 여불떼기만 겨우 조금 나오고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