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동백 나무
지난 이맘때인가 보다
휴일을 맞아 남한산성을 가보기로 했다.
서울 살면서 북한산이야 뻔질나게 드나들었지만
거리상도 더 가까운 남한산은 교통체증을 피해
자동차 타고 넘나듬이 고작이었지
일삼아 산에 가겠다고 나선 적은 처음이었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만만함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횡단도로로 인한 번잡함. 상업적 번창함 따위가 다
부담스러워 였을 수도 있으리라.
어쨌거나 차를 몰고 갔고, 경내주차장에 주차 한 후
성곽을 따라 하루 동안 한 행보 해보기로 했다.
산길로 접어들고 처음 만난 것이 이 꽃이었다.
처음엔 때죽인가 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파리가 달랐다.
그리고 꽃이 약간 컸다.
‘거리상도 얼마지 않는 집 앞 산, 청계산엔 때죽나무가 지천인데
여긴 쪽동백이라니 것도 참 신기하군.’
둘러보니 때죽은 보이지 않았다.
(실은 이마저도 산에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치 않다.
화무십일홍이라고 꽃들이야 피고 한 십일 지나면
기다려주지 않고 사라지니 ...^^)
성곽돌담을 따라 돌아가는 길은 구간구간 소란스럽기도 했지만
대단히 고즈넉하고 아취가 있었다.
이 꽃들도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있다.
한 나무 밑에 머물러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다음나무를
만나면 또 궁금해 멈추어 바라본다.
추위를 뚫고 처음 꽃을 피우는 것들은 대체로 그 색들이 화려하지만
기온이 올라갈수록 나무 꽃들은 거개가 다 흰색이 주조인 것 같다.
산사나무, 팥배나무, 층층나무, 야광나무, 아그배나무, 고광나무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함박꽃나무.....
꽃의 모양새도 상당히 빼어나고 예쁘다.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하니 얌전꽈인 듯 하고 ^^
무엇보다 꽃술 노란색과 흰색 꽃잎의 조화가 은근해
그윽한 그러나 묘한 새악시 아침미소를 보는듯하다.^^
그날 하루
빛도 밝고, 조금 벗어나자 조용했고
푸르름을 더해가는 뭇 생명들,
길이 끝없이 이어져 좋았고
무엇보다. 이 꽃들을 원없이 볼 수 있어 좋았다.
향은 때죽도 죽이는데. ㅋz
하나 곁들인다.
<때죽나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