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봄 -노랑

우두망찰 2007. 4. 23. 17:41

 

 

 

 

 

 

 

 

배 꽃피는 계절

 

이 계절이면 나는 보통 KTX를 한번 타게 된다.

바로 일찍 세상을 떠난 장형 제사가 있기 때문.

이런저런 유쾌하지 만은 않은 가족사와 구순 노모 모시는

회갑 넘은 홀로 된 맞 형수 노고를 생각하면 기분이 가볍지만은 않은데

평일 늦은 오후.


아무리 두 시간 내로 빨라졌다지만

가뜩이나 비좁은 의자, 옹기종기 서로 부대끼며 갈 필요 있나

맞은편 역방향 좌석이 텅 텅 비었기로 그리로 옮겨 앉다.

 

 


춘분이 지난 계절

다섯시, 여섯시면 아직 대낮이라

한창 물오른 이즘 봄 들녘도 기실 볼거리인데

날이 잔뜩 찌푸려 무겁게 내려앉았으니~

 

포기하고 물끄러미, 하염없이, 우두커니~

 

그야말로 우두망찰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데

대전에 다 갈 즈음, 창밖으로 참으로 인상적인 풍경 하나와 조우하게 된다.

바로 대전 갑천과 만나는 금강지류변의 유체꽃길.


-일모의 시간, 날이 잔뜩 흐려 흑백사진처럼 풍경은 단순 정리되었는데

조망하는 높이-철로교각 높이, 방향-서향 역광, 규모-사행천의 까마득한 길이,

모노 색감 톤 속에 ‘노랑’의 잔상이 계속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틀 후 지난 주

근 4~5년 금요일, 주말이면 매주 또는 격주로 대전을 가게 되는데~

(시간과 위치상 여행 출발지로 참으로 많은 이점이 있다.)

일을 마치고 세시. 둔산 대덕 갑천을 끼고 가다 경부 호남 분기점 부근인

엑스포 아파트 방면에서 기어이 그곳으로 찾아 가보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위의 처음 것인데.

마찬가지 날 흐리고 빗방울이 간간히 흩뿌려댔지만

방향이 반대쪽으로 순광이고 입사각-높이도 반밖에 안되는

교량 위라 스케일감은 반도 안 되지만 아쉬운따나~

 


 

그래서 처음 예정했던 물결치는 구릉지 배 밭 사진은 없다.


 

 

 

 

 

 

 

 

 

 

 

 

 

 

<아침 고속도로 천안 휴게소 서 본 배밭>

 

 

 

 

 

 

<찬조출연 : 한강변 서래섬 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