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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기행3

우두망찰 2015. 1. 29. 16:40

 

 

 

 

 

 

 

 

 

(직지.  한참동안 바라보다.
저 무정형 여성성 바다에
어떤 의지, 일자(一字) 방파의 탐침봉을 넣어
응시한 결과는?

 

어찌 좀 알겠느냐?) 

 전편 수정

 

 

 

 

 

 

 

 

 

 

 

 

 

 


“맛이 좋습니다.”
게 맛도 게 맛이지만 이 집 김치, 톳나물 무침 맛이.

 

 

 

공치사나 의례적 입발림엔 약하지만
마음이 동했을 때 표현을 주저하는 편은 아니다.
들어 서로 기분 좋은 것을 왜 아끼겠는가?
우리를 긍정하게 하는 힘. 에너지의 원천.

 

진심이 느껴졌음인가 홀이 조금 정리되자
아까부터 흘끔거리던 안주인이 다가와 거든다.
“왜, 혼자 오셨수?”

 

 

 

게 다리야 먹는 방법을 알지만
집게 발이라던지 몸통을 알뜰히 바르는 방법은 몰랐는데
몸소 시연으로 다 알려주고 발라도 주니 공부가 실하다.
“대게와 홍게는 맛도 비슷한데 왜 값은 2/3쯤으로 다르오?”
“이 장맛을 보면 알겁니다.”
그러고 보니 살보다 (내)장의 감칠맛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그리고는 지금은 홍게철, 살이 꽉차있고 대게는 2월에나 살이
다 찬단다. 지금은 약 7~80%
“그런데 왜 혼자 오셨수?”

 

헛 참, 이 냥반. 이것이 계속 궁금한 모양.
이번 길, 불필요한 말은 섞고 싶지 않아

잠자리도 민박이나 펜션도 피하고자 했는데~
실실 쪼개며 사진기나 슬쩍 들어 보일 밖에

 


배웠다고 새로 들어온 앞자리 손님에게 게 까먹는 법을 가르치는데
“밥 뽁아 드릴까?”
밥 생각이야 없었지만 호기심에 그리시구랴 했더니
이러구러 내어왔다. 게장으로 비벼 뽁은밥.

 

 

 

 

 

 


‘탄수화물 섭취량을 무조건 1/2이하로’
이 생각을 그런대로 충실히 지킨지도 두 달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이 놈의 김치 맛

 

 

시쳇말로 가히 폭력적이다.
이삼십년 전. 이 지방 김치 맛에 반해 기어이 주인 졸라 비닐봉다리로 하나 사가
식구들 모두 싫어하는 걸 냉동실에 넣어두고 혼자 봄이 다가도록 즐긴 적이 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이 강렬하고 깊은 곰삭은 맛
꽁치 젓갈 탓인가? 온갖 잡어물고기들이 소로 들어있다.

 

 

 

 

 

(파와 무만 들어간 이 게 국물의 담백함도 일품이다)

 

 

의지와 달리 밥이 다 비어갔고
맥주병도 바닥이다. 
“잘 먹었습니다.”
들어오며 흥정으로 깍은 오천원을 다부로 채워 치르고 식당을 나서다.
하루 종일 소진되어 바닥이든 기운이 다시 채워짐을 느끼다.

 

 

*

곧 잠이 들었지만
수면의 질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

알람소리에 눈을 떳다.
두 번의 알람을 설정해 놓았으니
다음 알람에 일어나면 되겠지 다시 눈을 감았는데
잠은 들지 않았다.
할 수 없지. 일어나자.
시간을 보니 웬걸 아까 알람이 두 번째였든가 보다.
벌써 새벽빛이 완연하다.

 

 

 

 

 

이 기행의 또 다른 목적 ‘일출보기’
(몇 십년 새해첫날 일출을 이 바닷가에서 맞았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우려처럼 날은 흐렸다.

 

그래서 언덕 위나, 바닷가나, 방안 창 너머나, 테라스나,

다 똑같을 테지만
그래도 그럴순 없지.

방을 나서다.

 

 

 

(출연 최불암 김혜자 박원숙 양택조 박상원 차인표 최진실

맞나 모르겠다)

 

 

 

 

 

 

 

 

 

 

 

 

 

 

 

 

 

 

 

 

 

 

 

 

 

 

 

 

 

 

 

 

 

 

 

 

 

 

 

 

 

 

 

 

 

 

 

장갑은 없었다.

어디에도 일출은 없었듯이
게시장 구경을 하고

 

 

 

 

 

 

 

 

 

 

 

 

 

 

 

 

 

 

 

 

 

 

 

 

 

 

 

 

 

 

 

 

 

 

아침으로 곰치국을 겨우 얻어먹었다.
혼자로 주문은 곤란한 모양.
하지만 이런 경우 대처법을 아는 나이이기도 하지
국이 있으니 또 다른 소주를 시켜
(어제 이슬양은 그대로 방안 가방 속에 있을 것이다)
이번엔 세잔을 마셨다.

 

 

 

 

 

 

 

 


돌아와 샤워하고
침대에 모로 누워 30분, 3시간 같은 단잠을 자다.
개운하다. 충전완료.
이로서 오늘은 편안할 것이다.

 

 

 

시장으로 가 게를 한 상자 사고 (두 상자를 살까 한참을 생각했다)
네비를 찍는다.
내심 원덕에서 416번 도로를 타고 가곡천(우리나라 몇 안되는 플라이 낚시가 가능한
아름다운 계곡이 있다.)지나 태백 영월 제천 이 루트를 타면
영동고속도로 체증을 피할 수 있을거야 했는데
웬걸 네비가 가르키는 방향은 예상과 달리 영덕으로 다부로 내려가란다.
거기에서 영 넘어 안동 예천 문경 충주~
지금 11시, 도착은 오후 4시 5시란다.

이도 괜찮겠군. 따르기로 하다.

 

 

 

 

 

영덕, 산맥초입 길가농가에서 사과 한 장자를 사고
안동, 노정의 내 앞 유서 깊은 고택을 둘러보고

(클릭, 원본보기)

 

 

 

 

 

 

 

 

 

 

 

 

 

 

 

 

 

 

 

 

 

 

 

 

 

 

 

 

 

 

 

 

 

 

 

 

 

 

 

 

 

 

 

 

 

 

 

 

 

 

 

 

 

 

 

 

 

 

 

 

 

 

 

 

 

 

 

 

 

 

6시 도착
간간히 비가 뿌렸다. 

 

 

 

 

전화로 준비하라 이른 찜통에다 손수 게를 쪄 바쳤다.
- 찜통에 물을 많이 잡지 말 것 (끓어 넘친다)
- 게는 수돗물로 간단히 씻어 등껍질을 위로하여 잠시 물기를 뺀 후
  찜통에 넣을 때는 장이 쏟아지지 않도록 등을 밑으로 하여 넣는다.
  (취향에 따라 킹 크렙 찔 때처럼 슬라이스 치즈를 올릴수도 있으나~)
- 18분 (중간에 뚜껑을 열지 말 것)
- 불 끄고 5분 뜸을 들일 것

그리곤 맛나게 드시면 되겠다.

 

 

 

 

 

 

 

 

 

 

 

 

 

그러니까

 

여행은 여행일 뿐
바다도
산도
나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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